대만 총통선거, 차이잉원 재선 성공...中과 긴장 고조 우려

      2020.01.11 23:21   수정 : 2020.01.12 10:52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이변은 없었다. 향후 4년 동안 대만을 이끌어갈 총통으로 차이잉원 현 총통이 결국 당선됐다. 총통은 한 나라의 정무를 총괄·집행하는 최고 책임자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통령 선거에 해당한다.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 당선으로 중국과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와 대만 매체 연합신문망,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50분 기준 차이 총통은 57.1%를 득표해 국민당 한궈위 후보(38.6%)를 여유 있게 따돌리며 연임을 확정 지었다. 한 후보는 오후 9시께 패배를 인정하고 차이 총통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다. 함께 출마표를 던졌던 중도우파 쑹추위 친민당 후보는 이날 4.3%를 얻는데 그쳤다.

한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나의 개인적인 노력으로 부족했고 (지지자)여러분의 모든 기대를 저버렸다“며 ”오는 13일 가오슝으로 돌아가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가오슝 시장이다.

차이 당선자는 홍콩의 대규모 시위 이후 대만에서 반중국 정서가 강해지는 것을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이 주장하는 일국양제(한 국가 체제)와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키로 한 합의)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권자들에게 이는 ‘청년의 미래를 건 도박’이라고 설득했고 중국에겐 ‘대만을 인정하라’고 외쳤다.

차이 당선자는 지난해 초·중순까진 한궈위 후보를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홍콩 시위 이후 ‘일국양제를 받아들이면, 대만도 홍콩처럼 될 수 있다’ 우려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여기에 발맞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6월 대만을 40년 만에 ‘사실상의 국가’라고 인정했다. 중국의 일국양제와 상반된다. 또 대만에 2조6000억원 규모의 무기수출도 승인하는 등 측면 지원에 나섰다. 이런 상황이 홍콩 시위와 엮이면서 차이 당선자의 재선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커졌다.

반면 한 후보는 지난해 11월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는 대만 지방선거 당시 민진당 텃밭인 가오슝 시장을 20년 만에 처음으로 국민당 자리로 만들었다.
당초 중국과 관계 개선을 주장하면서 청년층과 밀접한 유대감을 만들어 당선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홍콩 시위에도 침묵하다가 결국 유권자의 외면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SCMP는 “중국 본토가 대만에 개입했다는 비난과 홍콩에서 지속되고 있는 시위 와중에 국가의 자주권과 민주주의, 대만과 중국의 관계가 선거를 지배했다”면서 “차이 총통의 재선으로 지난 2016년 이후 공식적인 관계가 중단된 중국과 대만 사이에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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