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토끼 살인' 용의자 몽타주.. 성폭행 전과 2인조 지목
2020.01.12 10:18
수정 : 2020.01.12 10: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5년 전 발생한 미제사건 '신정동 연쇄살인 및 납치 미수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되는 인물들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11일 밤 SBS TV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새롭게 나타난 제보자와 함께 용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했다.
2005년 6월, 양천구 신정동에 거주하던 20대 여성 권모양은 인근 주택가에서 쌀 포대에 끈으로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범행이 일어난 시기와 장소, 수법이 일치해 이른바 ‘신정동 연쇄살인’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지만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고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2015년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서는 2006년 5월 신정역 인근에서 한 남자에게 납치되어 다세대 주택 반지하 집으로 끌려갔다가, 범인이 틈을 보인 사이 가까스로 탈출한 박 씨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박 씨는 피신하기 위해 숨은 2층 계단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부착된 신발장을 봤고, 집 안에 수많은 노끈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반지하에는 자신을 납치한 남자 외에 또 다른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러나 재수사에도 사건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약 5년 후, 용의자를 목격했다는 새로운 제보자가 나타난 것이다.
제대 후 케이블TV 전선 절단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강민석(가명) 씨는 2006년 9월경 신정동 한 다세대 주택을 방문했을 때, 작업하기 위해 올라간 2층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있는 신발장을 봤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신발장뿐 아니라 그 집 구조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억해냈는데, 놀랍게도 3차사건 피해자 증언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더 놀라운 것은 그곳에 살던 남자를 마주쳤고, 작업하기 위해 따라 들어간 반지하 집 안에 노끈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제작진은 전문가 도움을 받아 강 씨 기억 속 남자의 몽타주를 그려내고, 함께 신정동 집을 찾아 나섰다.
부산에서도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과거 신정동 인근에서 성폭행 전과가 있던 2인조가 이전 사건들 용의자로 의심된다는 것.
장석필(가명)과 배영호(가명)는 2008년 두 차례 강도강간 범행을 함께 저질렀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검거된 2인조 중 한 명은 신정동에 거주했고, 피해 여성 중 한 명 또한 신정동 1차 살인사건 피해자 권 양 집에서 가까운 곳에 거주한 사실이 밝혀졌다.
배 씨를 찾아가 장 씨에 대해 묻자 매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제작진이 그의 집에 들어서자 바닥에 널린 노끈이 눈에 띄었다.
배 씨는 장 씨와 지난 2007년 공사현장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반지하에 산 적도 없고, 겁이 많아 살인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특히 노끈에 대해서는 “강아지 장난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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