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남녀 생식기를 모두 가진 중국 여성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인생 전반기를 여성으로 살면서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됐지만 인생 후반기에는 남성으로 살면서 아이의 아빠가 됐다.
6일(현지시각)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서부 출신의 류씨(59)는 남녀 두개의 생식기를 갖고 있다. 그는 신분증에는 여성으로 표기돼 있지만, 현재 남성으로 살고 있다.
류씨는 인생 전반기에는 여성으로 살았다. 어린 시절부터 대부분의 또래 여자아이와 다른 취향과 성향을 보였다. 그는 항상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성의 옷을 입는 걸 좋아했으며, 여자 화장실을 이용하면 오해받기 일쑤였다고 했다.
류씨는 총 두 번의 결혼을 했다. 첫 번째 결혼에서 아들을 낳았고, 두 번째 결혼에서는 여성과 결혼해 아들을 낳았다.
첫째 아이에게는 엄마가, 둘째 아이에게는 아빠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류씨는 둘째 아이의 엄마와 결혼을 할 수 없었다. 류씨의 호적상 성별이 여성이라 동성 간의 결혼이 불법인 중국에서 혼인신고가 불가능했던 것.
이에 류씨는 결국 첫 번째 남편에게 둘째 아이의 엄마와 혼인신고 해줄 것을 부탁하고, 아들의 양육비를 더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의사들이 류씨에게 성전환 수술을 제안했지만, 류씨는 비용 때문에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녀 특징 모두 가진 인터섹슈얼
류씨처럼 한 개체 내에 남성과 여성의 생식소(여성의 난소와 남성의 고환)를 모두 갖추고 있는 상태 또는 사람을 '인터섹슈얼(intersexua)'이라고 한다.
난소와 정소를 모두 갖고 있어 남성과 여성의 기능을 모두 할 수 있다. 대부분 유전적으로 여성의 성염색체 배열(XX)을 지니지만 일부 소수는 남성의 성염색체 배열(XY)을 갖거나 둘 모두를 지니기도 한다. 별도의 난소와 정소를 각각 갖고 있다면 정소가 신체의 오른쪽에 난소는 왼쪽에 존재한다.
인터섹슈얼은 수정된 태아가 자궁 안에서 분화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현상이다. 염색체 이상으로 이러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단순 호르몬 과다나 결핍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대개 태어날 때 발견되지만, 차이가 분명하지 않은 때도 있다. 때문에 사춘기나 성인이 되어 수술이나 검사 중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약 1.7%가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변이, 안드로겐 수용체 유전자의 변화, 배아 발달 중 특정 호르몬 노출, 성 결정 Y 유전자(SRY) 부재나 이상, 생식기 발달과 관련된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유전적 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인터섹슈얼인 사람은 대부분 태어날 때 부여된 성별과 일치하는 성 정체성을 갖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점에서 태어날 때 부여된 성과 반대의 성으로 자신을 인식하는 트렌스젠더와는 다르다. 특정한 성적 지향과도 관련이 없다.
과거에는 인터섹슈얼인 아이가 태어나면, 성기를 출생 시 부여된 성별과 일치시키거나 일치하지 않는 생식기관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이가 자신의 성에 대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 나이가 되었을 때 '수술이나 치료를 받을지, 받는다면 어떤 치료를 받을지'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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