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줄사표 조짐 '일촉즉발'… '檢亂' 번지나

      2020.01.14 17:56   수정 : 2020.01.14 21:07기사원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검찰 내부에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인사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법무부의 1·8 검사장 인사 조치 후 검경 수사권 조정안 국회 통과, 검찰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개적 불만 표출 등 옥죄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앞두고 수사권 조정 실무 책임자였던 법무연수원의 김웅 부장검사(사진)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중간 간부들의 항의성 줄사표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4일 일선 검사들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한 뒤 검찰 내부의 분위기가 더욱 뒤숭숭한 상황이다.

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를 통해 "그깟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마라. 봉건적인 명에는 거역하라. 우리는 민주시민이다.
추악함에 복종하거나 줄탁동시 하더라도 겨우 얻는 것은 잠깐의 영화일 뿐"이라고 했다.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로 유명한 김 검사는 정부·여당의 수사권 조정안에 강하게 반대하다 지난해 7월 수사 실무를 맡지 않는 연구직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청와대와 여권 수사를 담당한 검사장들이 줄줄이 한직으로 밀려나 인사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김 부장검사까지 사표를 제출하게 되자 불만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분위기라는 게 일선 검사들의 반응이다.

재경지검의 한 중간 간부는 "김 부장검사가 정부의 수사권 조정안을 반대해 좌천됐고, 이번 검사장 인사에서도 불공정한 부분이 있어 여러 검사들이 사의 표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현 정부가 개혁의 동반자인 검찰을 적대시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고위 간부도 "현 정부나 법무부가 검찰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봐서 후배 검사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개혁 이전에 내부를 수습해야 하는데 오히려 불만만 쌓이게 한다"고 각을 세웠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기자회견에서 "어떤 사건에 대해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수사의 공정성에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검찰을 비판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대통령조차 검찰을 개혁의 동반자가 아닌 맹목적인 개혁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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