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조명만으로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만든다
2020.01.20 14:05
수정 : 2020.01.20 14: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실내 조명만으로도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변환 가능한 일산화탄소를 생산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를 이용하면 기존 촉매보다 일산화탄소를 15배 많이 생산할 수 있어 경제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이효영 부연구단장은 20일 가시광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산소와 일산화탄소로 변환하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산화티타늄 촉매가 발생시키는 'OH라디칼'은 미세먼지(탄소입자)를 분해하고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세포벽을 공격하는 성질이 있다. 이효영 부연구단장은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미세먼지와 병원 내 병원균 등을 제거하는 데에도 역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말했다. 향후 실내 및 태양광 하에서 미세먼지 및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공기청정기, 병원 내 병원균 제거와 같은 다양한 연구 분야에 적용될 전망이다.
아타나제-루타일 이산화티타늄은 자외선을 흡수하면서 물과 이산화탄소를 메탄, 일산화탄소, 그리고 다량의 산소로 변환하는 촉매다. 자외선 차단제, 탈취·살균제 등으로 쓰이며 한 해 500만t 이상 소비된다. 이 촉매를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에서 나온 부산물인 메탄과 일산화탄소는 연료·메탄올 등 유용한 화합물을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9월 아나타제-루타일 이산화티타늄에서 아나타제 결정을 환원해 가시광선으로 작동하는 촉매 '비결정아나타제-결정루타일 이산화티타늄'제조에 성공하고 저자 이름을 따 '이효영의 블루 이산화티타늄'으로 이름 붙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이효영의 블루 이산화티타늄'을 개선해 메탄 없이 일산화탄소만 생산하는 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일산화탄소 발생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안정적 조합인 텅스텐산화물과 은을 도핑해 하이브리드 촉매를 만들었다. 이 하이브리드 촉매는 흡수된 빛 중 34.8%를 촉매 변환에 활용하는데, 이는 기존 촉매보다 3배 높은 광효율이다. 또 이산화탄소-산소 변환 과정에서 메탄 없이 100% 일산화탄소만 발생시켰다. 이는 부산물을 단일화한다는 점에서 경제성이 높다. 일산화탄소 양은 기존 이산화티타늄 촉매보다 200배, 학계에 보고된 가장 우수한 촉매보다 15배 많이 발생했다. 또 기존 이산화티타늄 공정이 고온·고압의 기체를 다뤄 위험성이 큰 데 비해 상온·상압에서 액체상으로 합성해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효영 부연구단장은 "가시광선으로 작동하는 블루이산화티타늄 제조에 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가시광촉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화학·재료분야 세계적인 권위지인 '머터리얼스 투데이'에 1월 3일 온라인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