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변희수 하사 "육군에 돌아갈 그날까지 끝까지 싸우겠다"

      2020.01.22 19:26   수정 : 2020.01.22 19: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최초로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이유로 전역 결정이 내려진 육군 변희수 하사가 "여군으로 남고 싶다"고 22일 호소했다.

변 하사는 이날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끝까지, 육군에 돌아갈 그날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며 카메라 앞에 섰다.

변 하사는 "저 하나가 희생된다면 60만 국군에 있는 모든 저와 같은 소수자들이 국가를 지키고 싶은 그 마음 하나만 있으면 복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으면 좋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군생활을 하면서 커밍아웃 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지금부터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역을 하고 수술을 받은 이후에 여군으로 재입대하자는 생각도 있었다. 우울증이 심화되고 수도병원 폐쇄병동에 입실 당시담당 간호장교께서 '밝히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상담을 듣고 커밍아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변 하사는 기갑병과 전차승무 특기로 임관 후 군 복무를 이어가다 지난해 겨울 소속 부대의 '의료 목적의 여행' 승인을 받고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육군은 변 하사가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23일부로 전역을 통보했다.

변 하사는 "젠더 디스포리아(선천적 성별에 대한 불쾌감)로 인한 우울증 증세가 복무를 하는 동안 하루하루 심각해져 '더이상 군복무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 때마다 어릴 때부터 갖고 왔던 국가에 헌신하는 군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생각하며 현역복무 부적합심의 권유를 거절하고 계속 버티며 복무했다"며 "군이 트렌스젠더의 군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미처 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지만 제가 사랑하는 군은 인권을 존중하는 군대로 진보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권친화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군에서 저를 포함해 모든 성소수자 구인들이 차별받지 않고 사명을 수행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변 하사를 지원해온 군인궈센터는 육군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전역심사위 연기 권고에도 심사를 강행한 것을 두고 "비겁하고 무책임한 처사"라며 비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부당한 전역 처분에 대한 인사 소청,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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