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종 코로나 공포에 사실상 '국가 격리'...건군절·광명절 그냥 넘기나

      2020.02.06 14:40   수정 : 2020.02.06 14: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이번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다음주 김정일 생일(광명절)을 앞두고 있지만 예년과 달리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한 상황에서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행사를 진행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6일 통일부 당국자는 "8일 인민군 창건기념일, 16일 김정일 생일을 앞두고 특이사항은 없다"면서 "북한의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건군절과 김정일 생일 모두 북한에 중요하게 챙기는 행사다. 김정일 생일은 김일성 생일과 더불어 북한에서 가장 큰 명절이다.
건군절은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부터 날짜를 바꾸며 직접 챙긴 날이다.

지난해의 경우 이 시기에 재일조선예술인단의 김일성·김정은 동상 헌화가 이어졌고 경축 영화감상모임도 열렸다. 건군절 관련해서도 평양에서 학생들과 전쟁영웅 상봉모임, 인민무력성 연회 등이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는 이같은 분위기가 전혀 엿보이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불안감으로 방역과 위생을 강조하는 기사들만 쏟아지는 상황이다.

북한은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자 지난 1월 22일 전격적으로 국경을 폐쇄하고 외국 여행객들의 입국을 차단했다. 또 1월 28일에는 신종 코로나 차단을 국가 존망과 관련된 문제로 규정하면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했다. 1월 30일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가동 잠정중단, 31일은 북-중간 철도·항공노선 운행 중단,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연기를 통보했다. 사실상 외부 세계와의 연결통로를 완전히 차단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으로 유입되는 물품도 검역을 강화하며 신종 코로나의 유입을 막았다.

대규모 군중행사 개최 자체가 보건의료체계가 취약한 북한에게 위험요인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북한은 여전히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고 주민들의 영양섭취 부족으로 면역력도 약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국가 전체를 사실상 격리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건군 72주년, 김정일 77회 생일로 북한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주년(5년, 10년 단위)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보다 크게 챙길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민군 건군 70주년이었던 지난 2018년에는 여대 최대규모의 열병식이 열리기도 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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