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영상인식 데이터분석 기술로 100兆 텔레메틱스 시장 겨냥

      2020.02.09 16:50   수정 : 2020.02.09 19:54기사원문

2010년 지티(GT)로 출발한 카비는 전방추돌경보시스템(FCWS), 졸음운전(DD) 경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2013년 안전운전시스템(ADAS)을 기반으로 운전자의 운전습관 데이터를 취득하는 기술을 개발한 이 회사는 2015년 사명을 카비(Carvi)로 변경하고 빅데이터 기업으로 거듭났다. 2016년 삼성벤처투자, KT 등에서 36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받고, 이후 안전운전 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88억원 가까운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다.

현재 영상인식 기반 빅데이터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올해 수백억원 대의 매출 달성, 2021년 상장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있다. 도로의 전후좌우 기울기와 커브 등이 담긴 '3차원 도로정보'다. 고속도로를 시속 100㎞로 달리던 자율주행차 앞에 작은 오르막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2차원 도로정보만 갖고 있는 자율주행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다가 전복될 수 있다. 곧 상용화될 것만 같았던 자율주행차가 아직도 대중에게 나오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최근 서울 가산동 카비 본사에서 말한 이은수 대표는 "3차원 도로정보 수집과 분석에 있어서 카비는 전 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유망한 기업"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영상인식 자동차 데이터 세계 유일"

카비는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파악하고 사고를 예방한다. 차량 안의 대화를 녹음하고 담배연기도 파악할 수 있다. 운전자의 주변 상황도 파악을 할 수 있어서 사고가 났을 때 '맥락 분석(Contextual Analysis)'도 가능하다. 맥락 분석은 주변 상황 분석을 의미한다.

이 대표는 "운전관리 플랫폼 '카비1.5'의 사고예방율은 25~40%"라며 "수십~수백만대의 차량을 관리해야 하는 물류회사나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에게는 이만한 플랫폼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입차로 운영되는 국내 물류업계 보다는 직접 차량을 운영하는 해외시장에서의 반응이 좋다. 지난 2017년 영국의 'ITB'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영국 띵코(ThingCo)와도 기기 50만대에 대한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카비의 기술력은 운전자 관리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술의 잠재성은 '자동차 영상인식 데이터'에 있다.

이 대표는 "카비는 자동차 안전운전 시스템 판매기업이 아니다. '자동차 데이터(Car Data)' 기업"이라며 "자동차 영상인식 데이터를 제대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업은 전세계에 우리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카비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딥러닝이 적용된 고도화된 영상인식 알고리즘을 갖고 있어 ADAS와 자동차의 맥락 데이터를 동시에 제공하는 유일한 회사다.

■"새 솔루션으로 기존 산업 대체"

현재는 시리즈 B단계의 투자가 진행 중이다. 이달 중순께 100억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 중국 시장을 타겟팅한 투자다. 이달 중순에 카비 차이나 법인도 오픈한다. 자동차 물류가 발달한 중국 시장에 이 대표가 거는 기대가 크다. 시장을 떠나서 자동차 데이터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 대표는 "차량의 위치 추적과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텔로지스가 40만 회원을 가졌을 때 기업가치가 2조원으로 평가받아 인수됐다"며 "카비는 20만대면 그 정도 밸류(가치)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개인간거래(P2P) 기반 차량 렌트 기업인 미국의 트로(Turo)와도 솔루션 협업을 논의 중이다. 기기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달에 3만원씩 대여료만 받는다. 이 대표는 "카비는 데이터 회사기 때문에 하드웨어를 판매하지 않는다. 대여한 기기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기업고객에게 제공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에게는 '올해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목표는 100조원 규모의 텔레메틱스(차량 내 무선인터넷 서비스) 시장. 그는 "누군가와 경쟁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우리만의 새로운 솔루션으로 산업을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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