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계에도 '기생충 효과’
2020.02.14 17:17
수정 : 2020.02.14 17:17기사원문
하지만 정책성 펀드는 대기업 투자배급사가 제작, 유통하는 영화에 투자를 못하도록 돼 있어 벤처캐피탈의 경우 과도하게 투자를 제한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경PSG자산운용은 2018년부터 영화 '기생충'에 50만달러(약 5억9000만원)를 투자했다.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후 수익률은 72%로 뛰어올랐다. 자산이 약 260만달러인 유경운용은 영화부문에서 오직 CJ엔터네인먼트가 배급하는 작품에만 투자하고 있다.
쏠레어파트너스도 '기생충'에 투자했다. 쏠레어파트너스는 CJ엔터테인먼트 출신 최평호 대표가 설립한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로, 특정 배급사의 모든 영화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를 운용한다. CJ E&M, 롯데컬처웍스, NEW, 쇼박스, 워너브라더스코리아 등의 대형 배급사가 내놓는 작품 대부분 투자하면서 '기생충'에도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큐캐피탈은 '기생충'에 투자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13일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기생충이 개봉하기 전 '우리은행-컴퍼니케이 한국영화투자조합'을 통해 12억원을, 큐캐피탈파트너스는 'QCP-IBKC컨텐츠투자조합'을 통해 제작비의 10%를 각각 투자했다.
반면, '기생충' 호재 속에 영화콘텐츠 투자의 큰 손인 벤처캐피탈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 기금을 출자하는 모태펀드는 2년 전부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한 투자배급사가 만드는 영화에 자펀드가 투자하지 못하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다.
여기 해당되는 배급사는 CJ E&M과 롯데엔터테인먼트 2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콘텐츠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는데 단순히 배급사의 대기업 여부를 기준으로 콘텐츠 투자를 배제하는 정책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bjw@fnnews.com 배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