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中과 첨단기술 무역 원해” 강경론에서 급선회
2020.02.19 16:30
수정 : 2020.02.19 16: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를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때문에 중국과 첨단기술 무역을 막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합의 전만 하더라도 국가 안보를 구실로 중국 기업들을 제재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태도를 바꾸며 정부 내 강경파들의 요구에 제동을 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불거진 대(對)중 제트엔진 수출문제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은 해외 국가가 우리의 상품을 구입하는 일을 어렵게 만들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다른 국가에 상품을 팔고 있다. 그게 무역의 본질이다. 우리는 (해외 국가가) 우리와의 사업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부연했다. 이어 "예를 들어 나는 중국이 세계 최고인 우리의 제트 엔진을 구입하길 원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의회에서 현재 고심 중인 몇 가지 규정들을 살펴보았는데 이것들은 말도 안 된다"면서 "나는 미국과의 사업이 복잡하지 않고, 쉽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도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가안보라는 거짓 용어를 사용해 다른 것들을 위해 우리 기업들을 희생시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업체나 다른 분야의 국가안보와 상관없는 것들이 내 책상에 놓여 있다"며 "우리가 그것들을 포기한다고 치자.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는 매우 중요하다. 나는 화웨이에 대해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모든 사람들에게 강경한 태도를 보일 필요는 없다. 우리는 세계 1위다. 우리는 이 놀라운 기술들을 다른 나라에 팔 수 있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WSJ는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중국 여객기 '코맥 C919' 개발 프로젝트를 막기 위해 제너럴일렉트릭(GE)과 프랑스 샤프란의 합작사인 CFM 인터내셔널이 C919를 위해 만든 제트엔진의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러한 '중국 제재론'을 한번에 뒤엎는 것이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상무부 및 백악관에서 반도체 등 첨단기술을 중국에 수출하는 문제로 논쟁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신문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미국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회의가 오는 28일에 백악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정부내 갈등으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재하려는 정부 내 의견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며 기존 행보에 비해 놀라운 반전을 이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인 존 네퍼는 성명을 내고 "민감하지 않은 반도체의 대중 수출은 미국 경쟁력과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한 반도체 연구와 혁신을 유도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환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