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중국인 유학생 방역체계 허술…자가격리 관리 미흡

      2020.02.25 14:46   수정 : 2020.02.25 14:46기사원문


【인천=한갑수 기자】 대학 개학을 앞두고 국내로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관리·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5일 인천시와 인하대에 따르면 인하대 중국인 유학생 절반 이상이 대학측에서 제공하는 격리시설 수용에 반대해 원룸 등 개별시설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거나 들어갈 것으로 보여 관리·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하대 중국인 유학생들은 모두 740여명. 24일 입국한 50여명과 미리 입국한 200여명 등 250여명이 이미 입국했다.

나머지 490여명은 다음달 15일까지 순차적으로 입국한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대학 격리시설인 대학 기숙사(제3생활관, 수용인원 100명)에 들어가기를 희망하는 사람에 한해 들어갈 수 있고 이곳에서 2주간 분리 생활하게 된다.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기를 원하지 않은 유학생은 원룸 등 각자의 개별시설로 가서 2주간 자가격리 상태로 있게 된다.

전체 중국인 유학생 200여명을 전원 대학 기숙사에 수용·격리해 2주간 모니터링을 하는 인천대와는 대조적이다.

인하대는 코로나19 발병 직후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실시한 사전 설문조사에서 전체 유학생의 55%인 410여명이 2주간 기숙사 격리조치에 반대해 개별시설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힌바 있다.

앞서 미리 입국한 인하대 중국인 유학생 200명 중 자발적으로 대학 기숙사에 격리조치를 받은 학생은 모두 8명에 불과하다. 증상이 없어 현재 자가격리가 해제된 학생은 100여명에 달한다.

인하대는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지 1개월이 넘었고 중국에서도 관리가 잘된 상태여서 코로나19 발병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이다.

또 지역 내 보건소와 핫라인을 개설해 중국 유학생을 비롯한 전체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학 기숙사와 원룸 등에서 자가격리 상태인 중국인 유학생을 관리하는 대학측 인원은 고작 20여명에 불과하다.

대학 인근 원룸에서 자가격리 중인 한 중국인 유학생은 근처 마트를 다녀오고 외부에서 중국인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하는 등 전혀 관리·통제가 되지 않았다.

자칫 중국인 유학생 중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방역체계가 뚫려 국민들이 위험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확진자가 아닌 이상 중국에서 왔다고 해서 이들을 강제 격리시킬 수 있는 규정이 없는데다 대학측 기숙사도 이들을 모두 수용하기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인천시는 인하대에 내국인 학생을 제1, 2 기숙사에서 빼는 대신 중국인 유학생을 이곳에 수용해 일괄 관리하자는 의견과 호텔 등 제3의 공간 제공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인하대는 “그럴 필요가 없다”며 인천시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중국인 유학생 방역에 대한 1차 책임이 대학에 있기 때문에 시가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인하대는 개강을 다음 달 2일에서 16일로 2주 연기했다.

kapso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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