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중앙화되는 라이트닝 네트워크, 이대로 좋은가
2020.02.27 11:50
수정 : 2020.02.27 11:50기사원문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점점 중앙화”되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네트워크가 공격에 더 취약해진다고 우려한다.
비트코인 확장성 문제를 해결해줄 방책으로 등장한 라이트닝은 거래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할 수 있게 해주는 결제 네트워크다.
이달 초에 발간된 “라이트닝 네트워크, 비트코인 경제 중앙화를 부추기는 또 다른 길”이라는 논문(린젠홍, 케빈 프리미세리오, 티지아노 스쿼티니, 크리스천 데커, 클로디오 J. 테소네 공저)은 라이트닝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부의 불평등을 더 심화시킨다고 결론지었다. 즉, 라이트닝 네트워크로 인해 소수의 노드에 더 많은 비트코인이 축적된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10%의 노드가 네트워크 자금의 80%를 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런 상황으로 인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수의 노드가 비트코인 대부분을 보유하면, 네트워크가 자연히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 라우팅 노드가 사라지면 빈틈이 남기 때문이다.
“허브를 없애면 네트워크가 수많은 컴포넌트로 붕괴할 수 있다. 이는 네트워크가 소위 말하는 분할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자들은 이로 인해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절반으로 쪼개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기술 스타트업 블록스트림(Blockstream)의 라이트닝 엔지니어이자 논문을 공저한 크리스천 데커는 현 상황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데커는 중앙화 추세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데커와 다른 라이트닝 개발자들은 운영자들이 네트워크에 여분의 노드를 추가하기 쉽도록 작업하고 있다고 한다.
■중개인의 등장
연구자들은 글로벌 노드 네트워크의 결제 전송 방식이 점차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에서 결제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몇 개의 노드를 거칠 수 있다. 대부분 노드는 네트워크의 가장자리에서 수동으로 결제를 수신하거나 전송한다.
그러나 가운데에 있는 ‘라우팅 노드’는 다른 노드를 대신해서 네트워크에서 결제를 전송하는 일을 맡는다. 원한다면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정의 수수료를 청구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점점 더 적은 수의 라우팅 노드가 더 많은 결제를 중개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진입 장벽
데커는 잠깐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라우팅 노드를 운영하지 않는 사실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는 사용자들이 네트워크에서 라우팅 노드를 운영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도록 강제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고, 여건이 된다면 자동화를 할 수도 있다. 아직 진입 장벽을 충분히 낮추지 못했기 때문에 소수의 기술 전문가가 대부분의 안정적인 노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당연한 귀결이다.” - 크리스천 데커
데커는 비용과 난이도 면에서 라우팅 노드 운영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사람들이 취미로 노드를 설치하고 네트워크상의 다른 운영자와 활발히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 크리스천 데커
■구멍 뚫기
히브리대 연구자들도 이번 주에 라이트닝 네트워크에 “혼잡 공격(congestion attack)”을 가해서 결제를 전송하기 어렵게 하는 공격법을 분석한 논문을 발간했다.
이 가상 공격은 네트워크에 큰 혼란을 가져오지만, 공격에 드는 비용이 약 4천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이 결과는 비트코인 반 개만 있어도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유동성을 대부분 고정해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히브리대 연구진
데커는 이러한 연구가 결제 시스템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우리는 프로토콜과 네트워크의 장단점 모두를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그래야만 발전할 수 있다. 그 외의 모든 부분은 마케팅의 영역이고, 마케팅은 우리의 전문 분야가 아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