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맥주 "위기를 기회로"… 황당한 노이즈 마케팅
2020.02.28 17:47
수정 : 2020.02.28 17:47기사원문
코로나19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곤혹을 치른 맥주 브랜드 '코로나'가 역발상 마케팅으로 반전을 모색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등은 코로나 사태에도 코로나 맥주가 지속적인 마케팅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황당하게 뭇매를 맞고 있는 코로나 맥주가 불명예 오명을 무릅쓰고 신제품 출시 프로모션을 통한 노이즈 마케팅에 승부를 걸었다.
■코로나 오명 속 공격적 마케팅
코로나는 25일 미국 트위터 계정을 통해 코로나 하드셀처 4가지 맛이 곧 출시된다고 홍보했다. 하드셀처는 알코올이 들어간 탄산수로, 최근 미국에서 큰 인기를 인기를 끌고 있는 음료다.
코로나의 새 프로모션은 즉각 "타이밍이 나쁘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만명이 넘고 사망자도 속출하는 상황에서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네티즌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갈했다.
이같은 마케팅 전략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신제품 출시에 앞서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연관성이 없는데도 '코로나'라는 이름 때문에 부정적 이미지가 씌워졌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코로나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전 세계 소셜미디어에는 '코로나 맥주 바이러스', '맥주 코로나바이러스' 등과 같은 검색이 증가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연관성을 묻거나, 코로나 맥주 보이콧 움직임도 있었다. 물론 코로나 맥주 분장, 패러디 등도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실제 브랜드 평판도 낮아졌다. 글로벌 여론전문업체 유고브가 26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코로나 맥주에 대한 구매 의도는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노이즈 후광효과 노린다
코로나 맥주는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모양새다. 코로나 맥주의 모기업 '컨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소셜미디어 문제가 있지만 새로운 제품에 대한 마케팅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컨스텔레이션은 하트셀처를 홍보하는데 4000만달러(약 486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코로나 측 대변인 매기 보우먼은 "해당 광고는 소비자 정세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우리 소비자는 바이러스와 제품이 관련없다는 사실을 이해한다"고 USA투데이에 말했다. 코로나가 일단 소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만큼 광고효과를 노려보겠다는 셈이다. 이번 코로나 마케팅 수단은 자사의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게 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노이즈 마케팅과 흡사하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당기면 단기간에 인지도는 물론 판매량까지 높일 수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의류 브랜드 '나이키'도 사용한 마케팅이다. 나이키는 지난 2018년 인종차별 항의시위를 벌여 미국프로풋볼(NFL)에서 사실상 퇴출된 콜린 캐퍼닉 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쿼터백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캐퍼닉은 2016년 8월 경기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규정에 따라 서지 않고 무릎을 꿇었다. 이후 미국 사회는 인종차별과 애국주의 논쟁으로 달아올랐다. 캐퍼닉이 출연한 이 광고로 나이키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나이키가 얻은 게 더 많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셜미디어에서 최소 4300만달러(약 480억원)의 광고효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