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색적 비난 쏟아낸 김여정의 첫 담화...남북관계 마지노선 '경고'

      2020.03.04 11:36   수정 : 2020.03.04 11: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동생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향해 말폭탄을 던졌다. '저능한 사고방식' '겁 먹은 개가 더 요란'이라는 표현으로 청와대를 비난했다. 남북관계에서 김여정이 갖는 무게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지노선에 임박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여정은 지난 3일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문을 내고 청와대가 자신들의 방사포 훈련에 대해 우려와 중단을 요구한 것을 비판했다. 특히 "전쟁연습놀이에 그리도 열중하는 사람들이 남의 집에서 군사훈련을 하는데 대해 가타부타하는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고 반박했다.

이어 "어떻게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가"라며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라고 조롱섞인 발언을 내놨다.


김여정이 담화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직책으로 담화가 나왔지만 사실상 '김정은의 분신'으로서 청와대에 경고를 날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김여정의 담화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여정은 남북정상회담의 수행자, 배석자이고 전체적인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 인물로 그의 발언은 통일전선부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보다 수십배의 무게감을 갖는다"면서 "김여정이 나섰다는 것은 남북관계에 있어 마지노선 직전에 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향해 강하고 충격적인 발언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했다.

김여정은 지난 2018년 판문점과 평양에서 열린 두차례 남북정상회담에 모두 김정은 위원장 옆에 배석했다.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는 할 수 없는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로 자리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이라는 특별한 신분으로 두차례 정상회담에 모두 그림자 보좌를 하며 눈길을 끌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동생을 내세워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김여정은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분신"이라면서 "현재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이고 한반도비핵화평화체제 프로세스가 이슈에서 사라져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다시 끌어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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