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창업가 설움‥ '타다' 박재욱 대표 "임신한 아내와 펑펑 울었다"
2020.03.05 12:34
수정 : 2020.03.05 14: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어제 집에 오자마자 임신한 아내가 아무렇지 않은 척 밝게 인사해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둘이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습니다"
5일 박재욱 VCNC 대표가 페이스북에 남긴 소회는 이렇게 시작한다. 지난 4일 렌터카 기반의 11인승 승합차 호출서비스 '타다'를 금지하는 이른바 '타다금지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넘자 박 대표가 설움을 참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지난 2010년 VCNC를 창업하고 커플앱 '비트윈'을 개발했다. 지난 2018년 7월 쏘카가 VCNC를 인수한 뒤 박 대표가 석달 만에 내놓은 서비스가 타다 베이직이었다.
박 대표는 "한 기업가가 100여명의 동료과 약 2년의 시간을 들여 삶과 인생을 바친 서비스가 국토부와 몇몇 국회의원의 말 몇 마디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면서 "172만명이나 되는 이용자의 새로운 이동 방식도 1만2000명의 드라이버 일자리도 표로 계산되지 않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나 봅니다"라고 적었다.
특히 박 대표는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상식이 무너진 날이었다"면서 "이제 그 누구에게도 창업하라고 감히 권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고 했다.
그는 "인생을 바쳐 만든 서비스를 살려달라는 기업가의 호소가 정책 만들고 법을 만드는 분들에게는 그저 엄살로 보였나 봅니다"라면서 "칼이건 칼 만한 주사기건 심장에 찔리면 죽는다고 아무리 외쳐도 주사기는 괜찮지 않냐며 강행을 시켜버립니다"고 울분을 토했다.
박 대표는 "가슴으로 낳고 기르던 타다라는 아이에게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날, 배 속에 있는 내 아이에게 물려줄 세상이 너무 부끄러워서 잠에 들 수가 없었습니다"고 글을 마쳤다.
다음은 박재욱 대표 페이스북 전문.
어제 집에 돌아오자 임신한 아내가 아무렇지 않은 척 밝게 인사해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둘이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습니다.
한 기업가가 100여명의 동료들과 약 2년의 시간을 들여 삶과 인생을 바친 서비스가 국토부와 몇몇 국회의원들의 말 몇 마디에 물거품으로 돌아갔습니다. 172만명이나 되는 이용자들의 새로운 이동 방식도, 1만2천명 드라이버의 일자리도 표로 계산되지 않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나 봅니다.
칼을 든 사람이 앞에 있으니 살려달라고 외쳤더니, 칼을 칼 만한 주사기로 바꿔와서 심장에 찔러버립니다. 칼이건 칼 만한 주사기건 심장에 찔리면 죽는다고 아무리 외쳐도 주사기는 괜찮지 않냐며 강행을 시켜버립니다. 인생을 바쳐 만든 서비스를 살려달라는 기업가의 호소가 정책 만들고 법을 만드는 분들에게는 그저 엄살로 보였나 봅니다.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상식이 무너진 날이었습니다. 이젠 그 누구에게도 창업하라고 감히 권하지 못 할 것 같습니다. 가슴으로 낳고 기르던 타다라는 아이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날, 배 속에 있는 내 아이에게 물려줄 세상이 너무 부끄러워서 잠에 들 수가 없었습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