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제도화’ 기회 만난 금융사…‘블록체인 동맹’ 활발
2020.03.09 16:40
수정 : 2020.03.09 18:41기사원문
금융 소비자 및 인프라가 탄탄한 전통 금융회사들이 가상자산 제도화를 발판으로, 가상자산 자산운용대행이나 커스터디(가상자산 및 개인열쇠 수탁) 등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본격 나서면 가상자산 산업이 성장 기반을 갖추게 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가상자산 전방위 사업 모색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은행·카드·증권·보험사들은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컨트랙트(조건부 자동계약체결)'와 모바일 전자증명(DID, 탈중화된 신원식별 시스템) 기술을 갖춘 데 이어 최근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 기반 서비스 개발을 모색 중이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IBK기업·NH농협은행 등이 세계 3대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하이퍼레저, 이더리움 엔터프라이즈 얼라이언스(EEA), R3 CEV에 합류한 데 이어 블록체인·가상자산 분야 기업들과 기술·서비스 동맹을 맺고, 각각 별도의 블록체인 전담팀에서 전문 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비트코인 사업 확산 예상
특히 가상자산 사업자(VASP) 인·허가제가 반영된 개정 특금법이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 정의한 것과 관련, 비트코인(BTC) 기반 서비스가 전통 금융권에 적합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 그룹 ICE(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 자회사 백트(Bakkt)를 예로 들며 "수많은 가상자산 중 경제적 가치를 입증한 것은 비트코인(BTC)"이라며 "전통 금융권이 가상자산 사업을 모색할 경우, 백트와 피델리티 등처럼 비트코인(BTC) 커스터디 부터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가상자산 금융 상품 업계 관계자 역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는 비트코인(BTC) 선물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동안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당국 눈치를 보느라 관련 상품에 접근조차 못했던 상황"이라며 "가상자산이 제도화되면서 CME 비트코인 선물을 활용한 금융투자 상품 등을 기획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규제 특례도 병행 전망
다만 개정 특금법의 시행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고, 시행령 등 하위법규의 규제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금융회사들은 금융위원회가 심의하는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특례) 지정 등 가상자산 사업에 단계적으로 진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복수의 블록체인·가상자산 관계자는 "한 시중은행은 최근 가상자산 커스터디와 자산 토큰화 관련 금융 규제 특례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전통 금융권은 이미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술력은 갖추고 있는 만큼, 제도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수익과 비용 편익이 명확해지면 가상자산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