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승전' 선언 후 中 부처·지방 경제활성화 '봇물'
2020.03.12 14:44
수정 : 2020.03.12 14:44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실상 ‘승전’ 선언 이후 각 정부부처와 지방정부의 경제 활성화 대책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전형적인 중국식 패턴이다. 중국 부처·지방정부는 각종 사안에 대해 뒷짐을 지고 있다가도 국가 최고지도자의 시그널이 떨어지면 일사분란하게 적극 전환하는 형태를 보여 왔다.
12일 주요 외신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이날 리커창 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중소기업의 자금을 지원하는 은행들을 위해 지급준비율을 내려달라고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요청했다. 현행 금융기관 지준율은 평균 9.9%(지방은행 최저 6%대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급 준비율은 은행의 파산을 고려해 고객 예금 중 의무적으로 중앙은행에 적립하는 비율을 말한다. 은행이 지급 불능상태를 막는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 비율을 낮추면 은행 부담은 줄어들면서 시중유동성은 확대된다. 경기위축을 막기 위한 대표적인 정책이 시중에 돈을 푸는 것이다.
통상 국무원 요청이 있으면 수일 안에 인민은행의 조치가 뒤따르는데, 이번 지준율 인하는 시중 은행에 3000억위안(약 52조원)의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스탠더드차타드 은행은 예상했다. 인하 대상엔 중소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외국계 합작 은행들도 포함된다.
인민은행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인하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역시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려든 시중 자금유통을 다시 회전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진저우은행은 청팡후이다와 랴오닝금융지주 두 곳으로부터 120억9000만위안(2조790억원)의 투자받았다고 경제 매체 차이신이 이날 보도했다.
진저우은행은 부실화로 작년부터 파산 위기를 맞은 대표적 중소은행이고 청팡후이다는 인민은행 직속 자사관리 회사가 세운 특수목적 법인, 랴오닝금융지주는 랴오닝성 재정부가 100% 출자해 새로 만든 회사다. 따라서 중국이 중앙은행과 지방정부를 움직여 부실 중소은행발 금융 시스템 위기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국무원은 특정기업 대상 세제우대책을 확대하고 외자진출 제한 규제를 축소하며 기업 융자는 확충하라고 지시했다. 국무원은 국제선 화물편 운항도 늘린다. 국무원은 같은 날 성명에서 “중국이 코로나19 예방과 억제, 경제사회 발전 추진과 함께 대외개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교통운수부 등은 올해 6월말까지 입항세 등 항구이용료를 20% 감면하고 국내외 항공사 이착륙 요금·항공비는 10% 내리기로 했다. 공항이용료는 면제다.
발원지 후베이성은 조업재개를 시작하면서 설명지침을 배포했으며 허난성은 온라인 건강시스템 연동을 통해 성내 이동을 정상화했다. 타지역 업무복귀자에겐 전세기를 지원한다. 저장성은 권역별 기업 데이터베이스(DB) 빅데이터 활용해 원자재 조달, 설비교차 구매 등 제조업 조업 정상화를 지원하고 관할지역 거래선을 확대하는 대기업에겐 보조금을 지급키로 했다.
푸젠성은 실명 등록제 식사, 직장인을 위한 이동식 식사, 온라인 메뉴 등으로 요식업계 영업을 회복토록 지원한다. 윈난성은 택시업계에 경영서비스를 내려준다. 요식업계가 온라인서비스를 강화하면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랴오닝성 선양은 1억위안(약 172억원) 이상 신규 사업 시행 및 기존 사업 재개에 들어갔다. 지난 8일 기준 1억위안 이상 프로젝트는 200개로 집계됐다. 다롄은 농촌상업은행 등 소규모 금융기관에게 신용조회서비스 비용을 면제해준다. 6월30일까지 한정이다.
지린성 창춘은 대부분 요식업·실내체육장·오락업 등에 대한 조업재개를 선언했고 헤이루장성 발전개발위원회는 중소기업 안정화 펀드 조성 등으로 재정위기를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톈진시는 중소기업 업무 재개 지원을 위한 금융정책을, 상하이는 118개 A급 관광지 중 8개 개방을 각각 추진한다. 수도 베이징은 코로나19 충격에 주목하며 수출기업의 조업 재개 지원에 총력 방침을 밝혔다. 중소영세기업의 2~6월 3종 사회보험료 기업 납부액은 전액 면제해 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후베이성은 교통 제한이 점차 완화되고 국내선을 포함한 대중교통도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이라며 “일본 자동차기업 혼다는 11일 우한 공장 생산을 부분적으로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