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용성 2억 하락… 고가 아파트 시장 ‘흔들’
2020.03.18 18:41
수정 : 2020.03.18 18:41기사원문
18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전용 59.9㎡ 분양권이 12월 14억7500만원에서 지난 1월 말 13억9500만원으로 1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마용성도 '흔들', 코로나 사태 영향
용산구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인 서빙고동 '신동아' 전용 95.6㎡도 지난해 12월 이전에는 18억7000만원대 거래됐으나 올해 1월 17억9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는 전용 124.02㎡(50평)이 지난해 12월 6일 35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2월 20일 27억9800만원으로 7억원 넘게 떨어졌다. 2월 거래된 물건이 4층인 저층이지만 기존 저층이 30억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2억5000만원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성동구 옥수동의 '래미안옥수리버젠' 84.8㎡도 올해 2월 말 16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4일에는 2억원이 떨어진 14억3000만원에 계약됐다.
이처럼 강남3구에 이어 강북의 집값을 견인하고 있는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에서도 거래가 줄고 2~3억원의 가격하락이 이뤄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9억원 넘는 주택의 자금조달계획서 강화, 6월 말까지 양도세 중과 배제 등으로 인한 급매물 증가 등이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한 두달 내에 코로나 19를 잡는다고 하더라고 세계적으로 아직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가을까지 사태가 간다면 세계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로 갈 가능성이 있어 집값 역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초고가 아파트의 경우 하락 폭이 중위권 아파트보다 큰 3~4억대 수준이다. '반포주공 1단지'의 경우 전용 107.4㎡가 지난해 12월 이전에는 매매가가 38억원이었으나 2월 8일 33억5000만원으로 4억원 넘게 하락했다.
송파구 집값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잠실 '리센츠'도 전용 84.9㎡가 지난 6일 16억원에 계약되면서 호가 19억원 대비 3억원 가량 떨어졌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164.9㎡도 지난 2월 5일 25억8500만원에 거래되면서 호가 대비 5억원이나 하락했다.
■수도권 비규제 지역, 여전히 강세
다만 아직까지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나 일부 수도권 지역의 경우는 가격 하락이 크게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고 그동안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강하면서 일부 가격이 오르는 지역도 있다. 실제 노원구는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 이후 이달 6일까지 3.70% 오르면서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뛰었다. 9억원 이하 주택은 종전 대출한도가 유지되는 데다 전세자금대출을 활용한 갭투자 규제에도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이후 삼호3차 전용 59㎡의 호가가 1억5000만원 뛰었고, 상계동 상계주공3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처음 8억원을 넘었다.
수도권의 경우도 동탄2신도시, 오산, 시흥, 군포, 인천 송도, 청라, 일산, 구리, 하남 등의 경우는 여전히 집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하남의 경우 지하철 5호선 연장 구간 공사로 미사역과 하남풍산역이 올해 6월 개통을 앞두고 있어 매매가가 전반적으로 상승 중이다. 다만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지방의 경우 경기 침체가 심각하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도권과 비규제 지역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권대중 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이번 정부의 규제 기조가 이어진다면 회복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