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주 가는 '무인' 코인노래방…"코로나19에 취약"(종합)

      2020.03.19 13:25   수정 : 2020.03.19 13: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청소년이 자주 가는 무인 코인노래방이 관리자도 없이 사실상 방치되면서 코로나19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용자가 노래를 부를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아서 침이 튈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노래방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서울시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하며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고 있다.

관내에 운영 중인 코인노래방 658곳을 대상으로 일시 휴업을 권고하고 방역물품을 배부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확진자 다녀가면 큰일 날 듯"

노래방이 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좁은 공간에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또 노래를 부르는 동안 마스크를 쓸 수 없다는 점도 집단감염에 취한 이유로 꼽힌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에서 만난 대다수의 업주들은 이런 점을 고려해 지자체의 지침에 따르고 있었다. 경제적인 이유로 영업을 중지하기는 어렵지만 소독제를 뿌리는 등 위생만큼은 신경 쓰고 있다는 업주가 상당수였다.

문제는 무인 코인노래방이었다. 코인노래방은 각 방마다 결제 시스템이 갖춰져서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탓에 마이크를 충전기에 꽂아 놓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안내문을 붙이는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날 방문한 한 업소는 손님이 사용한 마이크와 마이크 커버 등이 정리가 되지 않은 채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방에선 쿰쿰한 냄새가 진동했고 테이블은 오랫동안 닦지 않은 듯 음료수를 흘린 얼룩이 묻어 있었다.

일부 무인 코인노래방은 마이크 소독기가 갖춰져 있었지만 이마저도 없는 업소가 적지 않았다. 다른 손님이 이용하고 난 뒤 정리되지 않은 노래방 모습을 본 한 손님은 "무인 시설은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노래방을 자주 간다는 20대 최모씨는 "직원이 없으면 청소도 잘 안되고 찜찜하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다른 사람이 튀긴 침도안 닦여 있지 않나. 확진자가 다녀가기라도 하면 큰일 날거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대 이모씨는 "가끔 무인 코인노래방을 가면 전 사람이 사용한 마이크가 그대로 놓여져 있는 때가 있다"며 "기본적인 것도 정리가 요즘 같은 시기에 가기는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하루 한번 들러서 청소하는 정도"

무인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관리자가 없어서 방역까지 신경쓰긴 마땅치 않다며 입을 모았다.

신촌 무인 코인노래방 업주 A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끊겨서 인력을 배치하고 관리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지자체에서 점검이 나오지 않냐는 질문에는 "노래방에 계속 있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며 "정해진 시간 없이 하루에 한번 들러서 청소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 B씨는 '코로나19에 대한 특별한 대처는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주기적으로 점검을 나가고 업주들이 자체적으로 방역할 수 있도록 메뉴얼을 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나온 가이드라인에 방역주기와 방식 등을 보완해서 지침으로 삼고 있다"며 "현재 점검을 통해 확인한 결과 관내 코인노래방 658곳 중 56곳은 일시 휴업하고, 528곳은 방역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17일부터 손소독제와 뿌리는 살균제 등 방역물품을 배부하고 있다.
이번 주 중으로 모든 노래방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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