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카지노업, 연 428억 기금 내고도 코로나 지원은 ‘전무’

      2020.03.22 12:29   수정 : 2020.03.22 12:30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무사증 제도가 중단되고, 제주국제공항 기점의 국제선 운항이 모두 끊기면서, '벼랑 끝' 경영에 직면한 가운데 관광업계에서 유일하게 관광진흥기금을 내면서도 정작 어려울 때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사면초가'에 빠졌다.

제주도는 지난달 20일부터 한 달 동안 제주관광진흥기금 특별융자 신청을 받은 결과 969개 업체에서 1257억원을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 관광업계 ‘유일’ 관광진흥기금 납부

앞서 도는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의 경영난을 덜기 위해 총 5700억원 규모의 제주관광진흥기금 특별융자 지원 계획을 마련했다.

지원 부문별로 보면 ▷특별융자 3000억원(경영안정자금 2000억원, 건설 개·보수 1000억원) ▷상환유예 2700억원(기 융자받은 업체 1139개소 대상 만기 1년 연장)이다.

특별융자사업에는 이번에 ▷경영안정자금 965건·1247억원 ▷건설 개·보수자금 4개소·11억 원이 접수됐다.
대부분 업체가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이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 213건·691억원과 비교해 신청건수는 4.5배, 금액은 1.8배가 증가한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 뿐 만 아니라, 내국인 관광객마저 급감하면서 과거 경제 위기 상황과는 양상이 전혀 달라 전방위적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경영안전자금 접수내역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여행업 292건(30%) 200억원 ▷관광숙박업 127건(13%) 362억원 ▷렌터카 77건(8%) 145억원 ▷농어촌민박 68건(7%) 27억원 ▷일반숙박업 55건(5%) 54억원 ▷전세버스 40건(4%) 59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 제주도, 고용특별지원사업 대상 요청

전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에만 의존하는 도내 8개 카지노업체 경영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제주국제공항을 기점으로 5개국·25개 노선이 운항되던 국제선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14일 모두 끊기면서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도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랜딩카지노는 2018년 3월 제주신화월드로 확장 이전하면서 600명 수준이던 지역 채용인력이 지난 2월 말 300명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빠졌다. 지난 1월 102억7701만원이던 매출액은 중국 우한발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면서, 2월 들어서는 31억84만원으로 한 달 새 69.8%나 급락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 더 심각하다는 데 있다. 도내 카지노 8곳 중 2곳은 아예 내공공사를 이유로 임시 폐쇄됐다.

카지노업계는 매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1~10%의 관광진흥기금을 제주도에 낸다. 지난해는 제주신화월드로 확장 이전한 랜딩카지노 2018년 매출액이 3848억원(제주 전체 카지노 매출액의 75%)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9배나 증가한 총 428억원을 냈다. 관광업계에서 유일하게 관광진흥기금을 내면서 관광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돼 왔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초토화된 카지노업계에도 업계 상생 차원에서 기금 감면과 각종 세금 납부기한 유예와 같은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도는 카지노업계에 대해서도 고용특별지원사업 대상으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가운데 관련 대책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관광진흥기금은 법적으로 감면·감액할 기준이 없어 당장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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