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이상이면 코로나 의심
2020.03.23 16:47
수정 : 2020.03.23 16:47기사원문
일반적으로 발열과 기침, 인후통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주된 증상으로 알려졌지만 후각과 미각 상실 또한 코로나19 감염 증상이라는 주장이 해외에서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영국 의료진들이 다른 증상이 없어도 후각과 미각 상실을 경험한 경우 자가격리를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클레어 홉킨스 영국비뇨기과학회장(교수)은 "발열과 기침 증상이 없더라도 후각과 미각을 느끼지 못할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후각 소실 증상을 보이는 이들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가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찾아내기 어려운 무증상 감염자를 후각, 미각 상실 증상을 통해 일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홉킨스 회장과 니르말 쿠마르 영국 이비인후과협회장은 공동으로 보고서를 내고 “현저하게 많은 코로나 환자들이 후각 상실을 경험하고 있으며, 특히 광범위하게 진단이 진행돼온 한국에서는 표본 2000명의 환자들 중에 30%가, 비록 증상은 온건하지만, 두드러진 증상으로 후각 기능 저하 경험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이비인후과학회도 이날 학회 웹사이트에 “별다른 특이 증세 없이 후각이 감퇴, 상실됐거나 미각을 잃은 사람 중에서 나중에 결국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게 된 사례가 다수 관찰되고 있다”라고 기고했다.
그러면서 "알레르기나 축농증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현상을 겪는 사람은 자가 격리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개별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에 있는 브레시아의 한 대표 병원(수용 환자 1200명 중 코로나 감염 700명)의 마르코 메트라 박사는 “이 병원에 있는 대다수 코로나 환자가 유사한 이력을 보였다. 환자들에게 물어보면 ‘내 아내가 얼마 전부터 갑자기 후각과 미각을 잃었다. 그 외에는 건강한 편이었지요’라고 말한다. 그렇게 이미 감염됐던 것이고,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퍼뜨리고 있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헨드리크 쉬트렉 독일 본대학의 감염병학자는 “내가 100명 이상 인터뷰 한 코로나19 감염자 중 75%가 후각과 미각 상실을 며칠간 경험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독일의 코로나 환자 임상보고서는 처음에 호흡기 질환 증상이 나타난 뒤에 후각 및 미각 쪽에서 기능 장애가 뒤이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