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세계 실업 대란 현실화, 앞으로 더 나빠져

      2020.04.03 15:04   수정 : 2020.04.03 15: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가 현실로 나타면서 실업자 숫자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정부 대처가 늦었다며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노동부는 2일(현지시간) 발표에서 3월 22~28일 사이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5만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전 주(3월 15~21일) 기록(330만건)과 시장 전망(400만건)을 가뿐히 뛰어넘는 수치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20~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응답자의 22%는 일시적인 무급 휴직을 당했거나 직장에서 오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18%는 일하던 직장이 완전히 폐쇄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나다에서도 외출 제한 조치가 시작된 지난달 16일 이후 2주간 실업수당 신청이 213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캐나다 노동자의 11%가 실업 수당을 신청했다는 의미다.


대서양 건너편에서도 실업이 번지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지난달 신규 실업자가 83만4000명으로 전월 대비 30만2000명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는 월간 증가폭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미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코로나19 환자가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스페인은 이미 전염병 창궐 전부터 경제난에 시달렸으며 13.8%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2일 프랑스 정부도 지난달 마지막 2주간 전체 노동자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400만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오스트리아의 지난달 실업자 숫자도 전년 동기 대비 65.7% 늘어나 1946년 이후 가장 많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에서 지난달 16일부터 이날까지 95만명이 통합 복지수당인 '유니버셜 크레디트'를 신청했다.

독일 도이체방크증권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에 발표된 숫자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눈에 거슬리는 숫자다"라며 "해고 속도에 대한 최악의 우려가 계속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업률 증가는 정부의 대책이 너무 느렸고 기업들이 이미 행동에 나섰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니버셜 크레디트가 실업과 주택지원 등을 포함한 종합 복지제도인 만큼 신청자 전원이 실업자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신규 신청 건수가 지금 추세를 이어간다면 이달 중순까지 실업수당을 받는 인원이 45만명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일랜드 중앙은행은 2일 발표에서 코로나19 확산 이전 4.8% 수준이었던 실업률이 올해 2·4분기에 25%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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