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컷' 효과 지켜본다...유동성 공급 집중(종합)

      2020.04.09 09:42   수정 : 2020.04.09 09: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은 9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을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위축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지만 지난달 16일 열린 임시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전격 인하한 만큼 시장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아울러 실효하한를 고려하면 추가적인 인하 여력도 부족하다는 시각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여부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빅컷' 효과 지켜본다
코로나19 사태에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 중이지만 한은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긴급 공급한 이후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외환시장의 경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유동성이 확충되면서 안정 국면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한·미 통화스와프 직전인 지난달 19일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은 1285.7원까지 상승(원화 약세)했지만 큰 폭의 하락세로 전환됐다. 지난달 27일부터는 종가 기준 1210~1230원대에서 등락 중에 있다.

코스피 지수를 보면 코로나19 충격에 지난달 1400선으로 급락했지만 최근에는 1800선을 넘기는 등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던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는 만큼 한은 입장에서는 통화정책적 대응보다는 유동성 공급 카드에 더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한은은 추가 금리인하 여력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정을 찾고 있는 시장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리수준인 0.75%는 기존 시장의 예상하는 실효하한과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주요국 중앙은행이 이미 제로금리에 도달해있고 무제한 수준의 양적완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한은이 한 차례(0.25%포인트) 정도의 추가 인하 여력은 있다고 본다.

실효하한은 통화정책이 유효한 금리 하한선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실효하한을 0.75~1.00%봤다. 대외의존성이 높은 경제 특성상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다.

■당분간 유동성 공급 정책 집중
한은의 금리동결에 따라 시장에서는 추가적 유동성 공급 정책 실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한은이 사상 처음으로 한도가 없는 전액공급방식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시작했다. RP를 무제한 사들이면 그만큼 유동성이 풀리는 효과가 있어 한은은 '한국판 양적완화'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지난 2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시장의 자금경색이 심화될 경우 비은행 금융기관에 직접대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간부회의에서 "금융 상황이 악화됐을 때 회사채시장 안정을 위해 증권사와 같은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은법에 따라 시장조치를 취해가겠다는 의미다. 한은법 80조에 영리법인 대출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과거 적용 사례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시 종금사 업무정지 및 콜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지원을 위해 한국증권금융(2조원) 및 신용관리기금(1조원)에 대한 대출이 유일하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시행되기 시작한 정책 진행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추가 인하 가 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가능성도 충분하다.
또 국고채 발행량 급증에 따른 국고채 단순매입 확대 역시 꾸준히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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