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중층적 지배구조가 계열사 리스크 키워"

      2020.04.09 15:30   수정 : 2020.04.09 18:12기사원문
두산그룹의 중층적 지배구조가 계열사들의 리스크를 확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지배구조 때문에 중심에 위치한 두산중공업의 신용위험이 빠르게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9일 '크레딧 이슈 점검' 주제로 열린 웹세미나에서 "최대주주→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로 이어지는 중층적 지배구조가 부정적 계열요인을 부각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산그룹의 사업역량은 중공업과 건설기계에 집중됐다"면서 "국내 탈원전, 탈석탄 정책 등으로 인한 중공업의 불리한 수주환경, 건설기계의 업황둔화, 건설의 국내 주택 경기 하강 등 제반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인 국면에 진입해 그룹 주력사업의 실적기반은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에 중공업, 건설 등의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그룹의 순차입금 규모가 10조원을 웃돌아 재무부담이 과중하다"면서 "채무 상환능력이 약화된 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유동성 대응이 그룹의 당면 핵심과제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이 클럽모우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2200억원 규모로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것도 부담이다. 아울러 두산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과 지분 손상 가능성도 차입외 부담으로 꼽힌다. 정 연구원은 국책은행 지원에도 두산그룹의 유동성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산그룹의 지난해 말 기준 단기성 차입비중은 85%, 연내 만기도래 회사채 및 기타 시장성 차입금은 약 2조원을 상회한다. 이 중 1조8879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가 올해 상반기 내에 도래한다. 정 연구원은 "국책은행이 3월 1조원 규모의 한도 여신 제공으로 당면 유동성 위험은 완화했다"며 "여전히 단기화된 차입구조와 저하된 자금조달 능력 등을 감안하면 유동성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두산건설의 신용도도 흔들리고 있다.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의 재무위험 확대로 계열 지원가능성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강도 높은 자구책이나 의미있는 실적 반전 없이는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은 BBB이고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된 상황이다.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인 BB-로 이마저도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이다.
지주사인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은 각각 BBB+(부정적), BBB(안정적) 수준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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