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제자 성추행' 서울대 교수, 1심 집행유예

      2020.04.17 15:32   수정 : 2020.04.17 15: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학원생 제자를 자신의 연구실에서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대 교수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16부(이준민 판사)는 17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서울대 교수 A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40시간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장애인 복지시설 각 5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법원은 A씨의 10차례 성추행 혐의 중 4차례 성추행 혐의만 유죄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대화 녹음에 비춰보면 피해자 진술과 부합하는 사정이 나오고, 동료 대학원생 등이 허위 진술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피해자의 지도 교수로서 석사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A씨 도움 없이는 논문 심사 통과가 어려웠다"며 "A씨가 취업 추천서 등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피해자가 추행이 있었다고 바로 이의 제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러 경위를 비춰봤을 때 피해자의 신고 경위가 자연스럽고, 무고할 동기도 없다"면서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A씨가 제자인 피해자를 업무상 위력으로 추행해 죄질이 좋다고 볼 수 없고, 추행 정도도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한 6차례의 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하고 기억을 못 하며 제출된 소명 자료에 의하더라도 추행 피해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아울러 "A씨에게 아직 전력이 없고, 그밖에 A씨의 연령·성향·관계·범행 동기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6년께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며 자신의 연구실에서 대학원생 제자 B씨를 10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2016년 말 서울대 인권센터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서울대는 경찰조사를 요청한 뒤 2017년 1학기부터 A씨를 강의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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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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