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은 주고 탁구장은 안 주고…" 지원금 형평성 논란
2020.04.26 10:26
수정 : 2020.04.26 10:26기사원문
#. 서울 마포구에서 탁구장을 운영하는 A씨는 실내 체육시설 휴업보조금을 신청했지만 이를 받을 수 없었다. 탁구장은 체육시설이 아닌 '자유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똑같이 동참하고도 헬스장은 받고 탁구장은 못 받는 지급 기준에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일선 지자체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부 지침에 따라 자발적 휴업에 들어간 실내 체육시설에 대해 휴업지원금을 지급한다. 장기간 휴업으로 타격을 입은 실내 체육시설 업주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휴업 권고한 시설에만 지원금을?
26일 지자체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급 기준에 해당하는 실내 체육시설은 체력단력장, 체육도장, 무도장, 무도학원 등 4개 업종이다. 탁구장, 요가, 에어로빅 시설 등은 제외됐다. 업종이 자유업으로 분류된다는 탓이다. 휴업지원금의 지급 기준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 각 지자체의 재량에 따라 지급 대상을 결정하는데, 당초에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으로 휴업을 강력 권고한 4개 실내 체육시설(체력단력장, 체육도장, 무도장, 무도학원)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탁구장은 실내 체육시설이 아니라 자유업종이기 때문에 지원금을 줄 수 없다"고 답했으며 다른 관계자는 "자유업과 관계없이 직접 점검 다니며 영업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던 시설에만 지급한다"고 밝혔다.
휴업지원금의 지급 대상이 실내 체육시설 4개 업종으로 한정되면서 장기간 휴업하고도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시설이 잇따르고 있다. 마포구에 위치한 한 탁구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1차 기간이었던 3월 23일부터 4월 5일까지 2주간 휴업했지만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탁구장을 운영하는 또 다른 B씨는 "똑같이 휴업했는데 헬스장은 주고 탁구장을 안 주면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며 "휴업을 권고한 시설에만 지원금을 준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휴업을 권고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했다면 이렇게 홀대할 게 아니라 칭찬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靑 국민청원 게시판에 항의글도
모든 지자체가 휴업지원금 대상에서 탁구장 등 시설을 배제한 건 아니다. 강동구는 탁구장, 당구장, 수영장 등 시설에 대해 휴업지원금 신청을 받아 지난 22일 마감했다. 운영중단 권고를 내렸던 업소에 한해서 1차 지원금을 지급하고, 2차 지원금에 대해선 신청 대상을 넓혀 자유업을 포함시킨 것이다.
강동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되면서 매출 감소 등으로 타격을 입은 업주 분들이 많다"며 "자발적으로 동참해주신 분들을 배려하자는 차원에서 지원금을 같이 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탁구장이 체육시설로 분류되지 않는 것을 항의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자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고자 휴업 중인 탁구장이 대부분"이라며 "탁구장이 체육시설이라는 사실은 차고도 넘친다. 탁구장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