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원, 법령 개정으로 주총 시즌 변화...女이사 증가

      2020.04.28 15:35   수정 : 2020.04.28 15: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상장사와 관련된 법률 및 시행령의 개정이 기관 투자자의 주주제약 요건 완화, 상정 안건에 대한 정보 및 여성이사 선임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8일 상법, 자본시장법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법령 개정이 이번 주주총회 시즌에 불러온 변화를 조명하고 "주총이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라는 본연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2월 초 상법 시행령과 자본시장법 및 동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이번 주총 시즌에 변화가 예상됐다.



우선 2월 1일에 시행된 자본시장법 시행령으로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가 전보다 적극적인 주주관여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시행 이후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국민연금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 113개 중 56개 기업에 대한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전환했다.

실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지난해 주주활동을 펼친 기업에 대한 보유 목적을 변경한 후 이번 주총 시즌에서도 배당 및 주주환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주주서한을 송부했다.

기업지배구조원 측은 "비록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이후 일반투자로 보유 목적을 전환한 사례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향후 일반투자로 보유 목적을 변경한 기관 투자자가 해당 기업에 대한 주주관여 활동을 어떻게 전개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1월 29일에 공표된 상법 및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바탕으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과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도 개정됐다.

과거 주총 소집공고 및 참고서류에는 임원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었고, 특히 후보자 개인의 적격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 이번 개정에서 이사 및 감사의 선임, 보수한도와 관련된 정보가 과거보다 풍부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사와 감사 후보에 대한 정보가 지난 주총 시즌보다 다양해지면서 후보에 대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인하기가 보다 용이해졌다. 또 직전 사업연도 등기임원들이 수령한 보수액도 공시돼 주주는 주총 개최 전에 지난 사업연도에 설정된 보수한도 대비 실지급액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단순히 보수총액을 공시하는 것에서 나아가 보수한도를 설정한 근거를 상세히 소명하는 기업도 나왔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사업연도 이사보수한도가 증액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증액된 보수한도에 대한 설득력을 높였다.

개정 자본시장법은 오는 8월 5일부터 시행돼 이번 주총 시즌에는 상장기업들이 해당 조항을 적용받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신규 선임된 여성 이사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 기존 여성 이사가 재직하고 있음에도 여성 이사의 비중을 늘린 경우도 발견됐다
물론 대다수 기업은 이번 주총 시즌에 여성 이사를 선임하지 않아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는 내년 주총 시즌에는 신규로 선임되는 여성 이사의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이번 주총 시즌은 법령 개정의 영향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면서 "주총이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아닌 주주의 건설적인 참여와 이사회의 투명한 정보공개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회사의 기관이라는 본래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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