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중추에 외부출신 인사 포진...코로나發 영입 활성 전망
2020.05.07 18:08
수정 : 2020.05.08 11:58기사원문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은 주요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영창 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부사장을 영입했다. 지금껏 신한금융투자 대표에 외부 인사가 오른 적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로 풀이된다. 현재 신한금투 외에 신한금융 계열사 중 외부출신 인사가 CEO를 맡고 있는 곳은 4곳 정도다.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경제관료 출신이고,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은 6년 전 오렌지라이프 대표에 오른 후 일련의 성과를 인정받아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에 편입된 뒤에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김희송 신한대체자산운용 사장과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 등도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들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ICT(정보통신기술) 기획단을 신설하면서 노진호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를 ICT기획단장 겸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영입했다. 올해 초 그는 지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 이전엔 김경우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우리PE) 대표와 황원철 우리은행 최고디지털책임자(CDO)도 영입한 바 있다.
그동안 보수적인 문화가 지배적이었던 금융권에서 이처럼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하는 이유는, 향후 디지털 혁신 및 비은행 부문 강화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의 역량을 증진하기 위해선 내부적인 인력 충원만으로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금융지주는 최근 지배구조 내부규범에도 '업무특성에 따라 특별한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한 경우 외부에서 임원후보자를 선임할 수 있다'는 조항을 명시하기도 했다.
더욱이 코로나 정국을 맞아 언택트 금융이 활발해지는 상황 속에서, 앞으로 금융지주는 외부 인사를 더욱 적극적으로 영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내부개혁의 강도를 높일 필요성이 있고, 코로나 등으로 비대면이 대세로 자리잡아감에 따라 이와 관련해 보다 전문성을 갖춘 외부인사 영입이 중요하게 됐다"며 "금융권의 고질적인 순혈주의는 이제 옛말이 됐다"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