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커지는 '위안부 후원금 논란'..정쟁화 양상
2020.05.11 16:22
수정 : 2020.05.11 20: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정쟁으로 비화되며 갈수록 판이 커지는 모양새다.
위안부 할머니를 위해 모여진 후원금에 대한 정의연의 불투명한 회계 의혹과 윤 당선인이 논란이 됐던 위안부 협상 내용을 사전에 알았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외교부 차관과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냈던 조태용 미래한국당 대변인이 목소리를 내며 논쟁이 가열된 이후 모(母)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도 11일 진실 공방에 뛰어들었다.
조해진 통합당 당선인은 윤미향 당선인의 자녀 유학 비용을 언급하면서 후원금 유용 의혹을 제기했고,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의연의 회계 논란과 관련, "개인적인 유용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지만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윤미향 수입 2500만원..자녀 유학비용은 1억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연의 후원금 사용 의혹을 제기한 후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 당선인에 대한 의혹제기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정의연이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회계내역을 공개하는 등 후원금 유용 의혹을 해명했지만 정치권 공방은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
조해진 통합당 당선인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윤미향 당선인 자녀의 연간 5000만원~1억원 규모의 미국 유학 비용을 거론하면서 연간 5000만원으로 추산되는 윤 당선인 부부의 수입과 비교하면서 성금이 유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 당선인은 "윤미향 당선인 자녀가 미국 유학을 하고 있는데 1년에 학비와 생활비를 하면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들어간다"며 "윤미향 당선인과 부군 되시는 분의 1년 수입이, 세금을 가지고 계산해 보면 5000만원 정도인데 1인당 2500만원에 안 되는 걸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윤 당선인은 자녀가 전액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유학을 갔다고 밝혔고, 이에 조 당선인은 "생활비는 어차피 들어간다"며 "그게 안 맞으니 이 의혹들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병원 의원은 "기부금을 어떻게 썼는지에 대해 어떤 과정이든지 투명하게 밝혀질 것"이라면서도 "이 단체 활동이라든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지원이라든지, 이런 용도는 다양할 것이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혹여라도 뭔가 크게 개인적인 유용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윤 당선인은 이날 딸 유학자금 출처 의혹과 관련, '남매간첩단' 사건 재심에서 남편이 받은 형사보상금 등으로 유학비를 마련했다고 당에 소명했다. 이어 딸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한 2년 6학기제 음악대학원에서 1학기에 약 1만 달러가량의 학비와 생활비를 사용, 총 유학 비용은 8만5000달러(한화 약 1억395만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후원금 논란에 사전인지 논란 여전
윤 당선인의 후원금 유용 논란과 더불어 2015년 말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한일 위안부합의' 내용을 윤 당선인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인지했는지도 논란 요소다.
윤 당선인이 한일 위안부합의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이용수 할머니와 조태용 대변인의 발언에 일단 민주당에선 윤 당선인이 합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부가 당시 합의 문구에 '불가역적 해결' '소녀상 철거' 등의 내용이 담긴 것을 윤 당선인에게 설명했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강병원 의원은 "윤미향 대표와 외교부가 만난 건 사실인 것 같지만, 외교부가 이런 내용들도 논의되고 있다고 알렸을까"라면서 "일본의 책임 통감, 사죄 반성, 일본 정부가 뭔가 돈을 거둬서 피해자들을 지원하려고 한다는 내용 정도는 알려줬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에서 발간한 2017년 12월 보고서에 "외교부는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쪽에 때때로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라고 밝힌 것과 관련, 야권은 윤 당선인이 충분히 인지했음을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