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19 이어 서방 강타한 '어린이 괴질'에 경계 촉구
2020.05.16 10:45
수정 : 2020.05.16 13: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이어 서방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어린이 괴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보건 당국의 경계를 촉구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진행한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최근 유행하는 어린이 괴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지난 몇 주 동안 유럽과 북미에서 적은 수의 어린이가 가와사키병과 독성 쇼크 증후군과 비슷한 특징을 보이는 다발성 염증성 질환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발표와 관련해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신종질병팀장은 어린이 괴질 증상을 보이는 환자 중 일부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코로나19 관련성을 좀 더 알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도 어린이 괴질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을지 몰라도 코로나19 자체에 따른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그는 "우리는 아직 그런 드문 사례가 이 바이러스와 직접 연관됐는지 아니면 바이러스에 따른 면역 반응의 결과인지 모른다"고 부연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지난 3주 동안 가와사키병처럼 급성 열성 발진을 일으키는 다발성 염증 증후군에 걸린 어린이가 늘고 있다. 첫 환자는 4월 말 영국에서 보고됐다. 과학자들은 이 증후군이 코로나19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영국 런던에서는 이달 13일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14세 소년이 괴질 증상으로 숨졌다. 소년은 앓고 있던 기저질환이 없었다. 이번주 미국 뉴욕에서도 어린이 3명이 같은 증세로 사망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AFP통신 등에 의하면 프랑스 마르세유의 라 티몬 병원은 9세 소년이 심장마비와 관련된 신경학적 손상으로 지난 9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의료진은 어린이 괴질 환자들이 발진, 복통, 결막염, 혀가 붉어지거나 붓는 증상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라 티몬 병원 측은 어린이들이 발열이나 관련 증상을 이틀 이상 보이면 반드시 의사를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4일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문제의 어린이 괴질을 '어린이 다발성 염증 증후군(MIS-C)'으로 명명하고 경보를 발령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