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데이트 문화 바꿔"…美 데이팅 앱 역대급 활황
2020.05.26 13:18
수정 : 2020.05.26 13: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가 데이트 문화까지 바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싱글들은 기록적인 숫자로 데이팅 앱을 찾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로 집에만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다.
25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이같은 트렌드가 팬데믹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으며, 데이트 문화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 사태로 올해 미 경제는 최악 침체가 예고됐지만, 데이팅 앱 시장은 활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의 유명 데이팅 앱 범블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자택대기 명령이 시행된 이후 플랫폼에서 전송되는 메시지가 26% 증가했다고 CBNC에 말했다.
범블의 화상채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일주일 동안에만 93% 늘었다.
틴더는 대화 시간이 10~30% 증가했으며, 이너 서클도 메시지가 116% 늘어났다고 밝혔다. 데이팅닷컴 역시 3월 온라인 데이트가 82%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틴더, 힌지 등 인기 데이팅 앱들의 모기업인 매치 그룹은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코로나 충격으로 1분기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의 큰 타격을 입은 것과 대조적이다.
데이팅 앱 쿼런틴 투게더의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코로나19) 상황은 지나갈 것이지만 우리가 집에서 하고 있는 행동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이용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새로운 데이트 규범에 맞게 비즈니스 모델을 조정하고 있다.
힌지는 두 사람이 모두 동의하면 화상채팅을 시작할 수 있는 기능인 '데이트 프롬 홈'을 출시했다. 플렌티오브피쉬, 더 리그 등은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코로나로 미국인 5명 중 1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유료 서비스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 투자회사 웨드부시 시큐리티스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불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면서 "이는 가입자, 수익 증대에 압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또 데이트를 하는 동안 익숙했던 육체적 친밀감이 적어도 1~2년간은 심하게 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최고 전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달 "다시는 절대로 악수하지 말자"고 권고했다.
마스크 착용은 일상이 됐다. 키스나 포옹 등 스킨십을 할 때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났다.
20년간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MRI 스캔을 연구한 생물학자 헬렌 피셔는 "다른 사람을 만질 수 없다고 해서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면서 코로나19가 구애 절차의 새로운 단계를 개척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