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속도내는 삼성·LG전자… ‘언택트 시대’ 신사업 선점
2020.05.31 16:18
수정 : 2020.05.31 16:18기사원문
그동안 산업의 불확실성과 정부의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주변에만 머물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경제의 확산 속에 세계적으로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블록체인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미래 성장산업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북미서 갤럭시폰으로 가상자산 거래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페이스북 창업 스토리와 비트코인(BTC) 강세론자로 유명한 캐머런·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만든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와 기술·서비스 제휴를 맺고, 미국 캐나다 지역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을 이용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타일러 윙클보스 제미니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제미니가 미국 최초로 삼성 블록체인 월렛 기반 가상자산 교환 및 관리를 지원하게 됐다"며 "삼성 블록체인 월렛과 제미니 앱을 연결한 이용자는 제미니 커스터디와 콜드월렛(오프라인 지갑) 서비스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갤럭시S10을 시작으로 갤럭시 시리즈에 삼성 블록체인 월렛을 탑재한 삼성전자가 글로벌 가상자산 업체와 손을 잡은 건 제미니가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 블록체인 월렛으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 송금·결제를 지원해 왔는데, 이번에는 제미니와 협업을 통해 가상자산 매매·커스터디(3자 수탁관리)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가 '애플-골드막삭스'와 '페이스북 리브라-코인베이스' 등 블록체인·가상자산 기반 테크핀(기술과 금융혁신) 격전지로 떠오른 미국을 시작으로 디지털 금융 사업을 확대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양사의 이번 제휴는 삼성전자 한국 본사에서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에서 임시조직으로 운영하던 블록체인 태스크포스(TF)를 지난해 정규조직으로 전환한데 이어 올해 초 '블록체인 개발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자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을 통해 코인덕과 모인 등 블록체인·가상자산 핀테크 업체와 다양한 시범 서비스를 해왔다"며 "삼성 블록체인 월렛과 코인덕 연동을 비롯해 여러 크립토 금융 분야 테스트 결과가 미국 현지 기관급 플레이어인 제미니와의 서비스 상용화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LG전자, 헤데라 해시그래프 합류
LG전자는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헤데라 해시그래프 운영위원회 멤버로 참여한다. 지난해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운영위에 참여한 데 이어 빠른 처리 속도에 특화된 블록체인 플랫폼 '헤데라 해시그래프'와 블록체인 기술을 공동연구하고 사업기회를 발굴키로 한 것이다. 특히 LG전자는 가전과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한 서비스 출시를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LG전자는 보잉, 도이치텔레콤, 구글, IBM, 노무라홀딩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헤데라 해시그래프 운영위 중 유일한 가전업체다. LG전자는 헤데라 해시그래프 운영위원들과 블록체인 선행기술을 연구하는 한편 사업기회도 공동 발굴할 계획이다. 또 헤데라 해시그래프 운영위원회는 블록체인 플랫폼 기술을 업데이트하고 네트워크 참여자를 선정하는 등 다양한 의사결정도 함께 한다.
특히 LG전자는 블록체인 플랫폼 보안에 주목했다. 분산원장 플랫폼은 거래정보를 특정 중앙서버에 기록하지 않고, 네트워크 내 모든 참여자(노드, Node)가 분산 관리하므로 데이터 위변조가 어렵기 때문이다.
LG전자 E&M(엔터테인먼트&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 센터장인 조택일 전무는 "블록체인 기술은 고객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가전과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다가올 블록체인 시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