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회장 선거, 女·중소법인 표심 잡아야

      2020.06.03 18:04   수정 : 2020.06.03 18:04기사원문
오는 17일 치러지는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판세를 읽기가 쉽지 않다. 100% 현장투표 방식이던 과거와 달리, 온라인 투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표심이 드러나지 않는 휴업 회계사, 금융당국 및 일반기업 소속의 비전업 회계사들도 손쉽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결혼과 출산 등으로 경력이 중단된 여성회계사들과 한공회의 주요 정책에서 그동안 후순위로 밀렸던 중소회계법인 및 감사반의 표심이 매우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후보들은 이들을 겨냥해 상생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3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감사반연합회는 오는 9일 이사회를 열어 선거에 관한 견해를 제시할 예정이다.

감사반은 공인회계사 3인 이상으로 구성돼 외부감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 조직이다. 감사반 소속 공인회계사는 15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한공회 등록 회계사가 모두 2만2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

이경종 감사반연합회 부회장은 "한공회 내부규정이 감사반과 소형회계법인들에게 불리하고, 빅4에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다"면서 "직무회비만 해도 빅4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컨설팅(자문) 보수는 부과되지 않아 부담을 덜게 했고, 감사반과 중소회계법인의 주요 수입원인 감사·세무 관련 보수에만 적용돼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감법 개정으로 만들어진 상장사 감사인 등록제와 6+3 배정제가 빅4 중심으로 기준을 설정하면서 감사반 등은 자산규모 1000억원 이상인 회사의 외부감사를 못 하게 됐다"며 "상한선을 정했으면 하한선이라도 만들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회계업계도 상생을 요구했다. 한 중소회계법인 대표는 "회계법인 설립 요건이 등록 회계사 10인 이상으로 감정사나 세무사, 법무사에 비해 높다"면서 "까다로운 지점설립 요건도 1인으로 완화하고, 회계법인 설립 요건도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기권 진일회계법인 대표는 "어떤게 상생인지 구체적 공약은 없고, 추상적·원칙적 얘기가 대부분"이라며 "후보별 공약을 살펴봐도 변별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감사인 등록제 관련해서는 인적 요건을 '회계사 30인 이상'에서 '20인 이상'으로 낮추고, '원펌' 인원규제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혼 후 육아로 경력이 일시 단절되는 여성회계사들은 양질의 일자리 확보를 요구했다. 한 여성회계사는 "성별에 따른 차별이 다른 업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결혼이나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회계사는 나오게 마련"이라며 "이들이 육아에 우선순위를 두게 되면 로컬회계법인에서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주로 맡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40대 이후 꾸준히 이어가기 힘든 업무"라고 토로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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