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항공사의 미국 운항금지 '맞대응'...갈등 확산
2020.06.04 08:15
수정 : 2020.06.04 08:15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이 중국 항공사 여객기의 미국 운항을 차단키로 했다. 중국이 미국 항공사의 중국 취항 재개를 허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보복 성격이다. 미중 갈등이 항공을 통한 비즈니스, 여행 등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교통부는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하이난항공 등 중국 국적 4개 항공사의 미국 운항을 금지할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교통부는 성명에서 “중국 당국이 우리 항공사를 허용하는 대로 같은 규모로 중국 항공기 운항을 허용할 것”이라며 보복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날짜를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최근 2주간 중국에 체류한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금지했지만, 중국 항공사의 미국 취항 자체엔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 덕분에 중국 항공사들은 주당 1차례 미국행 정기 항공편을 운항했고 전세 비행기를 통해 상당수 유학생들을 중국 본토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다만 미국 국적 항공사들이 자체적으로 중국행 취항을 중단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불길이 어느 정도 잡힌 이후엔 미 항공사들도 중국 노선의 재개를 추진한 반면 중국 항공당국은 해외 유입 코로나19 확진 사례 등을 이유로 아직 허가를 미루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중순께 자국 항공사가 중국에서 서비스를 재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비난하면서 중국 4개 항공사에게 비행 스케줄을 제출하도록 명령했었다.
미 교통부는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항공사가 6월부터 중국으로 다시 취항을 원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가 이를 방해하고 있다”면서 “양국의 항공사 쌍방의 권리를 온전히 행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방법은 거론되지 않았으나 미국이 향후 또 다른 수단을 꺼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SCMP는 미국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에 이와 관련한 논평을 요청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