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종차별 시위 놓고 국방장관 경질 직전에 마음 돌려

      2020.06.10 16:23   수정 : 2020.06.10 16: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달 미국 흑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 당시 백악관과 불협화음을 빚었던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실제로 경질 위기에 몰렸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관계자들은 에스퍼 장관이 사직서까지 준비했으나 백악관 참모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말린 덕분에 자리를 지켰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현역 연방군 배치를 두고 생긴 이견으로 인해 에스퍼 장관을 거의 해임할 뻔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이 워싱턴DC와 미니애폴리스 등에 시위 진압을 위해 군을 투입하자는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자 격분했다. 이어 몇몇 고문들에게 에스퍼 장관 해임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3일 브리핑에서 "법률 집행을 위해 현역 연방군을 투입하는 것은 오직 가장 위급한 순간에 마지막 선택이어야 한다"며 군 투입에 반대했다. 그는 같은날 워싱턴DC 인근에서 대기하던 현역 연방군 일부를 철수시켰으나 백악관에서 대통령과 만난 직후 명령을 취소해 대통령과 충돌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관계자는 WSJ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외부 조언자인 로비스트 데이비드 어번, 톰 코튼 상원의원, 제임스 인호프 상원의원 등에게 에스퍼 장관 경질 여부를 물었다고 전했다.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3일 바로 해임을 결심하자 에스퍼 장관을 경질하면 행정부가 어려움을 겪는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이 에스퍼 장관 해임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즉각 해임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의회의 공화당 우군들도 해임을 만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우파 하원의원들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에스퍼 장관 해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런 움직임과 별개로 에스퍼 장관 역시 사임을 준비하고 있었다고도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감정을 알아챈 데다 군의 역할과 관련한 인식 차이에 불만을 느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보좌관과 다른 고문들이 만류하기 전까지 사직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사임 대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의를 했고, 이후 두 사람은 서로 타협한 것으로 전해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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