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종차별 시위 재점화, 경찰이 도망가는 흑인에게 총격
2020.06.15 13:47
수정 : 2020.06.15 13: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달 초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던 미국 내 흑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다시금 불붙고 있다. 바디캠 공개 결과 사망자는 경찰의 정당방위 주장과 달리 도망가다 등 뒤에 총격을 받았으며 현지 검찰은 이번주 안에 기소 혐의를 확정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웬디스 매장을 불태웠던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는 다음날 애틀랜타의 85번, 75번 고속도로 교차지점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했다.
지난 12일 애틀랜타 경찰은 패스트푸드점인 웬디스의 드라이브 스루가 수상한 차량에 막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차 안에는 술에 취한 27세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가 잠들어 있었다. 14일 공개된 경찰의 바디캠을 살펴보면 브룩스는 차 밖으로 나오라는 경찰의 지시에 순순히 따랐다. 현장에 출동했던 데빈 브로스넌 경관과 게릿 롤프 경관은 브룩스에게 혈중 알콜농도 측정 결과 조지아주 만취 기준인 0.08을 넘는 0.108이 나왔기에 더 이상 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브룩스는 롤프 경관이 수갑을 채우려 하자 갑자기 도망치려 했고 브로스넌 경관의 테이저건을 잡아챈 뒤 달아나기 시작했다. 두 경관의 바디캠은 몸싸움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졌다. 웬디스 매장의 CCTV에는 도망가던 브룩스가 따라오는 경찰을 향해 무언가를 겨누는 장면이 찍혔다. 브룩스는 도주 중에 롤프 경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롤프 경관은 브룩스가 자신에게 1발 이상의 테이저건을 쐈기 때문에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검시 당국은 부검 결과 브룩스가 등에 2발의 총격을 받아 장기파열 및 과다출혈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의 폴 하워드 검사는 14일 인터뷰에서 브룩스가 타인을 위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롤프 경관이 살인 혹은 과실치사로 기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소 혐의는 이르면 17일 공개될 예정이다.
거리로 나선 흑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는 이번 사건이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흑인이 체포 도중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연장선이라고 보고 있다. 사건 이후 미니애폴리스뿐만 아니라 LA와 뉴욕도 경찰 예산을 삭감했으며 14일에는 샌프란시스코도 경찰 예산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여당 내 유일한 흑인인 팀 스캇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주)은 CBS방송에 출연해 "용의자가 돌아서 테이저건을 쐈을 때 경관이 뭘 해야 할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브룩스의 죽음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 및 다른 사건들보다 확실히 덜 분명하다"며 이번 사건을 앞서 사건들과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