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靑 "강력 대응" 경고
2020.06.16 19:37
수정 : 2020.06.16 20: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지 사흘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북한을 향해 남북 긴장국면 해결을 위한 '대화 원칙'을 재확인하며 손길을 내밀었지만 한반도 상황은 더욱 격랑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이 14시49분에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6월 16일 완전파괴되였다"고 보도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4·27 판문점선언에 따라 그해 9월 문을 열었다. 연락사무소 소장회의가 매주 1회꼴로 열리다 지난해 2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부터는 개최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여파로 올 1월부터는 연락사무소 운영이 아예 중단됐지만 남북간 '대화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사무소 폭파는 향후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 회의를 연 뒤, 북측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유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은 NSC 상임위 긴급회의 후 결과 브리핑에서 "정부는 오늘 북측이 2018년 판문점선언에 의해 개설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는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며 "정부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이 전적으로 북측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처장은 특히 "북측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는 그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북측의 추가 도발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다만, 청와대는 북한의 돌발행동에 당황한 기색도 감지된다. 문 대통령이 불과 하루 전 북한을 향해 "대화의 문을 열고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기를 기대한다" "대화의 창을 닫지 말 것을 요청한다"며 유화 제스처를 보냈지만 사실상 '무력 도발'에 가까운 화답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이 지난해 제안한 '4차 남북정상회담'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며 대화 분위기 형성에 열을 올리던 참이었다. '강대강' 대치보다는 '톱다운 방식의 대화' 등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연락공동사무소를 폭파하면서 제안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