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강대강' 대치 불가피…與 남북교류 법안처리 차질빚나

      2020.06.18 16:51   수정 : 2020.06.18 16: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의 잇단 대남 비방에 정부가 강경대응 기조로 끝내 돌아서면서 남북교역·협력사업 법제화에 속도를 내던 여권의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한이 남북교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 금강산, 비무장지대(DMZ) 군 배치 등 군사도발을 시사한데다 대대적인 대남 '삐라'(전단) 살포까지 예고한 상황에서 4·27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등 남북관계 개선을 명분으로 발의된 관련 법안들에 대한 국민적 반발감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다만, 여당 내에선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계속될 경우 북한의 돌발 군사행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전단 살포금지 법안은 조속히 통과시키겠다는 기류가 여전히 강하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북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계기로 잇단 강경발언을 내고 있는 여당 내에선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추진과 관련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의 잇단 수위높은 막말과 도발에 등을 돌린 여론의 반발이 걸림돌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7일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시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응답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이 절반을 넘는 51.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다.

안보상황이 엄중한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에 방점을 찍은 판문점선언 비준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지난 15일 민주당, 정의당, 열린민주당 의원 174명은 공동발의한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남북을 포함한 미국, 중국의 종전선언 및 남북간 정전협정의 공식종료와 평화협정 체결 등이 핵심 내용이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판문점선언 비준은) 정부가 입장을 정해 국회로 가져오면 국회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당론으로 정한 '대북전단살포금지' 입법은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남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대북전단 살포가 또 강행되면 우발적 충돌 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일부 탈북자단체의 돌발행동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며 "국회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여야도 한목소리를 내야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북전단 살포를 막아 북한의 추가적 도발 명분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당은 대북전단 살포를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민주당 김홍걸·김승남 의원은 각각 대북전단 살포 시 통일부에 사전 신고해 승인을 받도록 한 '남북교류협력법'을 냈고, 같은당 설훈 의원도 대북전단 살포를 대북적대행위로 규정하고, 처벌근거를 신설한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을 발의했다.

미래통합당은 유화 일변도의 현 정부 대북정책 전면 수정을 요구하며 정부·여당 압박을 이어갔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아무리 인내하고 견딘다고 해도 북한의 태도가 결코 변할 리 없다"면서 사실상 북한 도발 책임을 정부에 돌렸다. 통합당은 전날 소속의원 46명이 참여한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행위 규탄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또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 추가 결의안 제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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