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도미노에… 은행 정기예금서 보름새 4조 빠져나가

      2020.06.21 17:43   수정 : 2020.06.21 21:29기사원문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연 0.5%)로 내려간 이후 금리인하 도미도가 시작되면서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에서 이달 들어 보름 새 4조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도 0%대로 떨어지면서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30조원대로 줄면서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6·17 부동산대책을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 막혀 신용대출로 우회하는 '풍선효과'로 신용대출은 1조8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39조8238억원으로 5월 말(643조7699억원) 대비 3조9461억원 급감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달에만 정기예금 규모는 8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 유출이 본격화되면서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지난해 6월(631조7446억원)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월 652조3277억원을 기록한 이후 석달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4월에 649조6198억원, 5월에 643조7699억원을 기록했다.
3월 이후 5대 은행 정기예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2조5039억원에 달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0.5%로 추가 인하하면서 5대 은행은 기준금리 인하분을 반영해 이달 들어 예금금리를 0.3%포인트 안팎으로 내렸고,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0%대 중반까지 떨어지면서 투자 매력도 크게 하락했다. 연 0.7% 금리를 주는 1년 만기 정기예금에 1000만원을 예치하면 세전 이자는 7만원 수준, 여기에 이자소득세 15.4%(지방소득세 포함)를 빼면 1년 후 실제 수령액은 5만9220원에 불과하다.

정기예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요구불예금이나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한 차례 혼란을 겪은 주식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최근 들어 증권계좌로 자금을 이체하는 사례가 많다"며 "정기예금 금리가 낮아졌고,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로 시장을 관망하려는 대기성 자금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5일 48조2067억원을 기록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17일 기준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16조5544억원으로 5월 말보다 1조8685억원 늘었다. 이는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기 어렵게 되자 신용대출로 주택자금을 해결하려는 '풍선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6·17 부동산대책을 앞두고 신용대출에 집중적으로 몰렸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가계자금 사정이 악화돼 마이너스통장 등 대출을 끌어다 쓴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개인사업자 대출은 올해 19조원가량 증가했다. 17일 기준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 474조1140억원 중 개인사업자에게 준 대출만 분리해 보면 잔액은 256조5259억원이다.
올 들어 증가액은 19조1199억원으로, 특히 5월 말부터 이달 17일까지 5조원 넘게 늘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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