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전력반도체로 전력 3% 절약… 연간 3조원 아낀다
2020.06.30 17:47
수정 : 2020.06.30 20:40기사원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연구단을 가동, 핵심소재 공급을 안정화하면서 미래 소재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R&D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9개의 연구단 중 'GO전력반도체연구단'이 수kV급 고효율 초소형 전력반도체 핵심소재 R&D를 맡았다. 이 연구단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문재경 책임연구원의 지휘 아래 산학연 연구자들이 5년간 R&D에 힘을 쏟는다.
문재경 연구단장은 6월 30일 "고전압 전력반도체에 들어가는 핵심소재를 개발한다면 스마트폰부터 자율주행차는 물론 우주개발산업까지 다양한 분야의 세계 시장을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독점 소재를 국산화
전력반도체는 흔히 트렌지스터라 부르는데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들어가 있다. 집으로 들어오는 220V의 전압을 변환해 낮추거나 높여 전자제품을 작동시키는 부품이다.
전력반도체의 가장 오래된 소재는 실리콘. 이보다 성능이 좋은 대표적 소재가 실리콘 카바이드와 질화갈륨이다. 연구단은 기존 전력반도체보다 더 작고 고전압에도 견디는 차세대 소재 '산화갈륨'에 주목했다.
문재경 연구단장이 지난해 개발한 '모스펫'은 2300V의 고전압을 견디면서도 전력변환 과정에서 발열과 에너지 낭비가 적다. 또한 기존 실리콘 트렌지스터에 비해 10분의 1 크기로 만들었다.
문 연구단장은 "모스펫 개발에 쓰였던 소재가 일본에서 전량 독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소재 국산화를 위한 연구단의 R&D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2500V를 견디는 전력반도체
산화갈륨 전력반도체는 ICT 가전제품에서부터 전기차, 태양광발전, 고전압 전력전송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또 극한의 환경과 물리적 충격에도 강해 우주선이나 인공위성, 원자력발전, 극지방에서도 필요하다. 문 단장은 "머리카락 5분의 1 굵기 회로선으로 만드는 산화갈륨 전력반도체는 2500V를 견딘다"고 설명했다.
연구단 R&D가 완성되면 고효율의 전력반도체도 가능하다. 현재 실리콘 제품은 에너지효율이 92.5%, 질화갈륨 제품은 95%다. 산화갈륨 전력반도체는 98% 이상을 목표로 한다. 즉 최소 3% 이상의 전기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문 단장은 "국내 전력소비를 단순히 1%만 줄인다고 했을경우 조단위로 절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국내 총 전력소비량이 52만6149GWh였다. 1년 전력소비량의 3%는 1만5783GWh. 단순계산으로 1KWh당 200원으로 가정했을경우 3조1566억원이 절약되는 셈이다.
베스트 멤버로 최고를 만든다
문 단장은 "연구단을 꾸리기 위해 국내 전체 연구기관의 원천특허나 논문, 씨앗기술 등 153건을 다 분류하고 조사해 최고만 뽑았다"고 설명했다.
전자통신연구원이 전력반도체 R&D 전체를 주관하면서 소자를 개발하고 에피소재를 만드는 분야에는 세라믹기술원과 충남대가 맡았다. 또 기술 사업화를 위해 전력반도체 디바이스의 파괴 결함분석, 신뢰성 향상 등은 한국전기연구원과 고려대와 광주과학기술원이 담당한다.
1단계는 1500V까지 견디는 에피소재와 전력반도체 소자, 디바이스를 개발한다. 2단계는 1500~2500V까지 높인다. 소재 사이즈도 1단계에서 2인치 웨이퍼까지 개발한 뒤 2단계로 넘어가면 4인치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또 단계별로 기술이전이 이뤄지고 최종적으로 4인치와 2500V 되는 기술을 사업화로 연결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