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 김봉섭, "웨이트트레이닝은 비거리에 필수"
2020.07.10 17:29
수정 : 2020.07.10 17:29기사원문
KPGA코리안투어 대표적 '장타자' 김봉섭(37)이 웨이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008년에 데뷔한 김봉섭은 2012년, 2017년, 그리고 2018년 3차례 장타왕을 수상했다.
김봉섭은 장타가 근육에서 나온다고 믿는 대표적인 선수다. 골프 입문 이전에 축구 선수를 하면서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만들었다. 김봉섭은 "축구를 하던 고등학생 때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했으나 골프로 전향한 뒤 3년여간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부터 지금껏 계속하고 있다. 시기로 보면 엄청난 웨이트로 장타자로 변신한 브라이슨 디섐보보다 한참 먼저다"라고 말했다.
김봉섭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지 않은 것은 그 시절에는 우람한 근육이 골프에는 맞지 않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가 다시 운동을 재개한 것은 2012년에 장타상을 수상하면서다.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데다 국내 대회에 출전했던 폴 케이시(영국)가 자극제가 됐다. 그는 "케이시의 팔뚝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 팔뚝의 2배 정도 굵기였다. 그 때 다시 웨이트트레이닝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서 1주일에 3회, 2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식단 조절과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코어 근육 중심 운동과 하체 단련에 초점을 맞췄다. 둔부와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면 안정적인 허리 회전이 가능해져 거리가 몰라보게 늘었다. 데드리프트와 스쿼트를 즐겨하는데 데드리프트와 스쿼트를 나란히 200kg씩 들어 올렸다. 대신 하체와 상체 운동 비율은 7:3 정도로 하체에 더 비중을 뒀다.
김봉섭은 자신이 세 차례나 장타왕을 수상한 것은 웨이트트레이닝 덕이라고 믿는다. 그러면서 투어에서 '웨이트트레이닝 전도사'가 됐다. 그런 영향으로 이제는 그를 능가하는 장타자가 여럿 나왔다. 실제로 올 시즌 개막전에서 평균 300야드 이상을 날린 선수가 38명이나 됐다. 김봉섭은 "미국 무대에 진출하고 싶다면 근육을 만들라고 후배들한테 틈만 나면 말한다"면서 "작년까지는 나보다 멀리 치는 선수가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나보다 20m 이상 멀리 보내는 선수가 여럿 있다"고 했다.
그 중 대부분은 근육을 키운 젊은 선수들이다. 김봉섭은 "지난주 개막전서 장승보와 경기했는데 깜짝 놀랐다. 정말 멀리 나간다. 장승보 뿐만 아니라 김건하, 유송규, 이유호, 서요섭 등 나보다 공을 멀리 보내는 선수들이 훨씬 많아졌다"고 했다. 그는 선배인 문경준(38·휴셈)도 웨이트트레이닝 덕에 작년보다 비거리가 더 늘었다고 귀띔했다. 김봉섭은 "작년까지 나보다 20~30m는 덜 나갔던 경준이 형이 이제는 나와 거리가 같아졌다. 의심할 여지없이 웨이트트레이닝 덕"이라고 말했다.
문경준의 변신은 김봉섭에게 다시 자극제가 됐다. 그는 "다음주 대회가 끝나고 나서부터 다시 열심히 할 것이다. 웨이트트레이닝은 현재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 사이에서 트랜드가 됐다. 코로나19로 개막이 늦춰진 것도 한 이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타를 치면 유리한 건 분명하다. 그런데 나는 자꾸 욕심을 내면서 그 잇점을 살리지 못했던 것 같다. 남은 이틀간 리더보드를 보지 않고 경기를 해볼까 한다"고 생애 첫 우승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