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영 "박원순 피해자 2차 가해 안된다"… 與 지도부 중 '첫 사과'
2020.07.13 18:04
수정 : 2020.07.13 18:04기사원문
당장 내년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뽑는 '매머드급' 재보궐 선거가 예정됐고 다음 지방선거도 1년 반 앞으로 다가온 만큼, 여야 간 기싸움은 갈수록 격화할 전망이다.
13일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진성준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서울시가 행정안전부 등 정부부처와 협의하고 또 관련 규정 등을 상세하게 검토해서 내린 결정"이라며 서울특별시장(葬)의 적절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형사법의 '무죄추정의 원칙'을 언급하며 "조문을 하거나 애도를 표하는 일 자체가 2차 가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수도 서울이 예상치 못하게 권한대행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며 "당의 일원으로 서울시민과 국민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고소인에 대한 비난, 2차 가해는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면서 "향후 당 소속 고위 공직자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차원의 성찰과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미래통합당 등 야권은 '2차 가해' 우려를 거듭재기하며 본격적인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박 전 시장 장례 절차가 이날로 마무리된 만큼, 본격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것이다.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피해자에 관해 2차 가해 움직임이 있다"며 "힘없는 피해자의 고뇌와 아픔을 국민들이 함께 보듬어주고 지켜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추모가 끝난 후에는 박 시장의 여비서 성추행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이것이 공정과 정의이고 권력형 성범죄를 근절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야당 차원의 전면적인 진상조사 요구를 예고한 것으로,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박 시장 관련 사안이 정국의 핵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9년 전 '아름다운 양보'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탄생시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범사회적 성찰'을 언급하며 필요시 "공론의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전 시장 장례 및 추모열기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던 정의당은 이날 공식발언을 자제했다. 류호정, 장혜영 등 소속 의원들이 박 시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낸 뒤 당원 탈당이 늘어나는 등 내부 갈등이 발생하자 관망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