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 대형마트 2분기 실적도 부진…구조조정 급물살탄다

      2020.07.22 17:54   수정 : 2020.07.22 17:54기사원문
코로나19에 보유세 부담까지 겹치면서 주요 대형마트의 2·4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17일 경기 안산점을 팔아치운데 이어 대전 둔산점, 대구점 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22일 유통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의 2·4분기 실적이 더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KB증권은 업계 1위 이마트의 2·4분기 영업적자 규모를 352억원으로, 키움증권은 롯데쇼핑의 영업적자를 470억원으로 각각 추정했다.

대형마트의 실적 부진은 온라인 쇼핑이 급증한 최근 몇년 동안 지속돼왔으나 올해 2·4분기에는 코로나19의 장기화, 재난지원금 사용처 배제 등 악재가 겹치면서 더욱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대형마트의 기존점 성장률은 -0.3%였으나 재난지원금 사용이 본격화된 5월에는 -9.0%로 악화됐다. 특히 2·4분기는 부동산 보유세가 부과되는 시기여서 영업적자 폭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마트의 경우 보유세가 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주도로 17일간 대대적으로 실시했던 동행세일도 의무휴업일이 이틀이나 포함되는 바람에 대형마트는 다른 유통채널보다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동행세일을 위해 대대적인 행사를 기획했지만 일요일이 두 차례나 포함되면서 매출이 크게 오르지 못했다"며 "온라인몰을 통한 배송도 의무휴업일에는 불가능해 이커머스와 경쟁에서 역차별을 받는 부분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적 부진으로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는 위기 타개를 위해 자산유동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해 인천 인하점, 대전 문화점, 전주 완산점, 울산점 등을 세일 앤 리스백(sale and lease-back) 방식으로 유동화했던 홈플러스는 지난 17일 안산점을 매각했다. 둔산점과 대구점 매각도 예정돼 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문장급 임원들이 급여 20%를 반납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2019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8.4% 급감하며 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예전 회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홈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올해 1·4분기 소폭 흑자를 기록했던 롯데마트 역시 2·4분기에는 적자가 예상된다. 롯데마트는 효율이 나지 않는 매장을 정리하는 동시에 이달부터 창사 이래 처음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받고 있다. 올해에만 16개 매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지난 5월 경기 양주점과 충남 천안아산점을, 6월에는 경기 VIC신영통점을 정리했고, 이달에는 경기 의정부점과 충남 천안점, 경기 VIC킨텍스점을 폐점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2·4분기 사상 처음 적자를 낸 이후 세일 앤 리스백으로 약 1조원의 현금을 마련한 바 있다. '삐에로쑈핑' '부츠' 등 부진한 전문점 사업도 접었다.
이후 이마트는 신규 점포 출점보다는 기존 점포를 리뉴얼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라인 시장으로 떠난 고객들을 잡기 위해 신선한 식료품 중심으로 매장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월계점을 통해 식료품 매장 중심의 미래형 점포를 선보였고, 앞으로 다른 점포도 순차적 리뉴얼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살려 신선식품 중심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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