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래미안원베일리 등 분상제 하루 남기고 일단 피했다
2020.07.28 18:00
수정 : 2020.07.28 19:22기사원문
28일 재건축 조합들에 따르면 둔촌주공아파트 조합은 지난 27일 강동구청에 3.3㎡당 2978만원의 분양가로 입주자 모집공고 신청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은 29일 시행되는 분상제를 일단 피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 16일 강동구청에 '택지비 감정평가' 신청도 완료해 분상제에 따른 분양가 산정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평가가 완료되면 9월 5일 HUG 분양가와 분상제 분양가의 가격을 비교해 선택하는 '분양가 선택 총회'를 결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조합원 절반이 넘는 '둔촌주공 조합원 모임'(이하 조합원 모임)이 다음 달 8일 개최하는 집행부 해임총회 결과에 따라 분상제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조합원 모임 관계자는 "3.3㎡당 1610만원인 상일동 벽산빌라가 분상제 일반분양가를 2730만원에 받고 협의 중"이라며 "3.3㎡당 2912만원인 둔촌주공의 경우 택지비(가산비 포함)가 높아 분상제의 분양가 산정기준을 적용하면 HUG 분양가보다 훨씬 높게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둔촌주공 조합원 6123명 중 조합원 모임이 3900여명으로 과반이어서 해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다. 강동구청은 조합 내부갈등이 심해짐에 따라 입주자 모집공고 신청이 접수되더라도 조합원 동의 없이는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다. 해임안이 가결되면 9월 5일 임시총회 주체가 사라지면서 분상제를 적용받게 된다.
이날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한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와 경남 재건축) 조합도 HUG의 분양보증 유효기간인 2개월 내 HUG 분양가와 분상제 분양가 중 손해가 적은 방안을 선택할 방침이다.
앞서 HUG는 이 단지 일반분양가로 3.3㎡당 평균 4891만원을 통보했다. 이는 조합원 분양가인 5560만원에 크게 모자라는 수준으로 조합 내 반발이 심했다.
조합 관계자는 "HUG가 통보한 분양가는 3년 전 서초동 우성1차 분양 당시 가격과 유사한 수준으로, 3년간 오른 땅값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24평형의 일반분양을 받을 경우 조합원 분양가보다 2억2000만원이나 더 싸게 '로또 분양'을 받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문업체에 분상제 컨설팅 결과 3.3㎡당 최소 5200만원, 최대 6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며 "이를 근거로 둔촌주공의 사례처럼 서초구청에 분상제 적용가격을 책정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래미안원베일리 조합은 분상제 적용 가격을 본 뒤 HUG 분양가가 턱없이 낮다는 결과가 증명되면 분양보증 기간인 60일 이내에 모집공고를 내지 않을 방침이다. 이 경우에도 분상제를 적용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재건축조합들이 분상제 적용을 피한 뒤 '분양가 선택 총회'를 열고 더 유리한 분양가를 적용받겠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며 "이럴 경우 재건축을 활성화하려는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