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상속인도 이주대책대상자 지위승계 가능”
2020.07.30 12:00
수정 : 2020.07.30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주대책대상자가 될 수 있었던 사람이 사망했다고 하더라도 상속인이 취득·거주요건을 충족할 경우 이주대책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은 A씨가 “이주자 택지공급 거부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LH는 양주시 삼숭동 일대 도로건설사업을 시행하면서 이주자택지의 공급 요건을 사업인정고시일인 2009년 6월 11일 1년 이전부터 보상계약체결일 또는 수용재결일까지 건물을 소유하면서 계속 거주한 사람으로 정했다.
이 사업 구역 안에 가옥을 가지고 있던 A씨의 부친은 1989년 1월 부인(A씨의 모친)과 A씨 외 5명의 자녀를 두고 사망했고 이들은 공동상속인이 됐다.
2015년 모친도 사망하자 A씨는 2016년 7월 협의분할로 인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A씨는 2015년 4월부터 보상계약체결일·수용재결일까지 거주했다.
A씨는 LH에 이주택자택지 공급신청을 했지만 LH는 “A씨는 기준일 1년부터 거주하지 않아 이주대책대상자가 아니고, A씨의 모친은 건물소유 사실이 없어 대상자가 아니다”라고 통보했다.
그러자 A씨는 “모친의 경우 계속 해당 건물에 거주해 이주대책 수립 대상자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이주대책대상자에 해당하려면 건물의 소유자가 사업고시일인 2009년 6월 11일 1년 전부터 계약체결일 또는 수용재결일까지 이 사건 건물에서 계속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며 “2015년 4월 전입신고 했을 뿐 그전에는 거주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A씨 청구를 기각했다.
2심도 A씨의 모친을 공동소유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LH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A씨는 부친의 사망(1989년 1월)으로 인한 협의분할로 상속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며 “상속재산 협의분할의 효력은 상속개시일로 소급돼 모친이 공동소유자였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주대책대상자가 될 수 있었던 사람이 사망했을 때 상속인이 취득·거주요건을 갖출 경우 이주대책대상자 지위 승계를 인정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동상속인 사망 후 협의분할로 상속개시일로 효력이 소급돼더라도 대상 가옥을 공유했던 사실 자체가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 판단에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