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의 與연설 평가 “선동 발언..민주주의 위협받는 징후”
2020.08.05 09:28
수정 : 2020.08.05 12:33기사원문
최근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5분 연설로 존재감을 드러낸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본회의에서 ‘불로소득을 근절하고야 말겠다! 잘사는 사람한테 세금 많이 걷는게 뭐가 문제냐!'고 포효하시는 분들이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며 “법을 만드는 사람이 과하게 용감한 것도 걱정이지만 이것이 편가르기 선동과 결합하면 정말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 속에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기 시작할 때의 징후가 정확하게 이 두개의 결합”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경제활동을 하는 기간 동안 근로소득을 모아 노후에 지속적인 소득을 창출할 메커니즘을 만들어놓는 것은 모든 국가가 권장하는 것이고 국민들의 꿈이다”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를 언급했다.
그는 “정 교수가 '강남에 건물 사는 것'이 꿈이라고 했던 것은 사실 많은 사람의 꿈”이라며 “물론 대부분의 국민은 강남은 감히 꿈도 못 꿀테니 정교수의 남다른 배포는 인정해야 하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데 뚱딴지같이 여당 국회의원들이 집단적으로 불로소득을 근절하자고 포효하고 환호하는 광경을 보니 현기증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잘사는 사람한테 돈 뜯어내는 게 뭐가 문제냐는 외침도 현깃증 나기는 마찬가지”라며 “부유한 사람에게 세금을 걷어 재분배를 하는 것은 국가 운영의 기본으로 지당하기 그지 없지만 모든 과세에는 기본원칙이 있습니다. 담세능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세금은 소득으로 내는데 집값이 오른다고 소득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산 과세는 반드시 소득 대비 세부담 수준을 감안해 면제대상을 설정하고 속도도 조절해야 한다”며 “특히 어느 나라건 직접 사는 집에 중과세하는 경우는 없다”고 부연했다.
윤 의원은 전날 통과한 법안에 대해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을 잔뜩 올린 정부가 되려, 묵묵히 자기집에서 살아왔을 뿐인 1주택자 국민들에게까지 집값 올랐으니 세금 더내라, 소득 없으면 집 팔아 세금 내고 이사가라는 내용”이라며 “정부가 자기 국민에게 집 팔아 세금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비정상적인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기 집에서 그냥 살아왔을 뿐인 사람들의 집이 9억 이상이라 해서 그 사람들의 기본권을 마구 짓밟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국회에 이렇게 많으니 어쩌면 좋냐”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또 종부세 대상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수들만의 문제이니 함부로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그 전제도 흔들리고 있다. 종부세 대상자는 2017년 33만명에서 2019년 51만명으로 불과 2년만에 55% 증가했다”며 “작년 증가율 30% 속도로 대상자가 늘면 10년 뒤에는 700만명이 종부세를 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을 편갈라, 있는 사람한테 함부로 하자고 선동하는 것은 삶이 고단한 사람들의 카타르시스를 끌어내 박수를 받을 수는 있지만, 타인의 기본권을 짓밟아도 된다는 생각을 유포하는 것이니 위험하기 짝이 없는 정치행위”라며 “삶 속에서 부동산 문제를 겪고 있는 국민들이 그 실체를 곧 깨닫게 될 것이라는 희망도 고개를 들더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의원은 전날인 4일 본회의가 끝난 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하고, 양도소득세가 중과되는 사람은 전체 국민 중 1%”라며 “국민의 1%도 기본권이 있는데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특히 “집 한 채 가진 사람들도 (중과세 대상에서) 빼지 않았다는 건 어떻게 해도 합리화 안 되는 문제”라며 “그걸 계속 1% 밖에 안 되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하면 굉장히 폭력적”이라고 꼬집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