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경선 맞붙었던 해리스, 첫 흑인여성 부통령후보로
2020.08.12 17:32
수정 : 2020.08.12 17:32기사원문
미국 최초의 흑인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의 해리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은 '신의 한수'라는 평가다. 반 트럼프 세력의 상당부분이 흑인 지지세력이라는 점 때문이다. 또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에 대한 향수가 미국인들에게는 여전하다. 바이든이 고령이라는 점도 젊은 해리스 의원이 보완한다. 해리스 의원은 여러모로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비슷한 점이 많다. 이민자 출신 흑인 혈통이며,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이 같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자메이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에서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2010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흑인 및 여성 최초로 주 법무장관에 선출됐다.
이혼한 백인 어머니 밑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가족사도 비슷하다. 해리스 의원의 어머니인 시아말라는 인도 외교관의 딸로 UC버클리 유방암 연구원으로 활약했다. 아버지인 도널드 해리스는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두 사람이 만난 건 1960년대 UC버클리 시민권 운동에서였다. 해리스가 7살이 되던 해 두 사람은 이혼했고, 그와 여동생 마야는 어머니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2016년에 민주당 캘리포니아 선거구에서 승리해 상원 의원에 올라 2019년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 해리스는 당시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바이든과 대결했으나 지난해 12월에 중도 포기했다.
바이든 후보는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나는 약자를 위해 겁 없이 싸우는 전사이자 국가의 가장 우수한 공직자 중 하나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게 되어 영광이다"고 적었다.
이에 해리스도 트위터에다 "바이든은 평생 우리를 위해 싸워왔으며 미국인을 통합시킬 수 있다"며 "당의 부통령 후보로 그와 함께 해서 영광이다"고 답했다.
바이든이 부통령 후보로 흑인 여성을 지명할 것이라는 점은 이미 기정사실이었다. 그는 지난 3월에 여성 후보를 지명하겠다고 밝혔으며 당 내에서는 지난 5월 흑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불거진 이후 반드시 흑인을 뽑으라는 압박이 쏟아졌다.
흑인 정치단체인 블랙팩은 해리스 지명 소식이 알려지자 회원들에게 "카멀라가 됐다!"는 e메일을 보내 일단 환영 의사를 밝혔다. 같은날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위터에다 "해리스는 부통령 직책에 더할 나위 없이 준비되어 있다"고 적었다.
해리스는 이미 경선을 거친 만큼 각종 논란과 관련해 언론과 정치권의 검증을 받은 데다 경선 토론 당시 우수한 토론 능력을 보여줬다.
해리스는 12일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처음으로 바이든과 함께 연설할 예정이며 오는 9월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첫 대선 토론에 나선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해리스의 지명소식에 "놀랐다"며 "바이든이 자신에게 무례하게 굴었던 인물을 뽑았다"고 말했다.
같은날 공화당 선거 캠프는 해리스가 지난해 경선 당시 바이든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붙였다는 광고를 내보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또한 이날 애리조나주 유세에서 "해리스가 미국을 사회주의와 쇠퇴로 이끌 것"이라며 "바이든이 민주당을 좌파에 팔아넘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