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國監' 예고...은행·증권사 CEO 줄소환될까
2020.08.18 17:49
수정 : 2021.07.03 10: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해 국정감사에서 사모펀드 사태가 핵심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권이 초긴장하고 있다. 올해 '사모펀드 국감'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금융사 CEO들의 해외출장도 불가능해 국감 증인으로 선정되면 국회에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무위 국감은 '사모펀드 국감'?
18일 국회와 금융권은 올해 국감의 핵심 이슈는 사모펀드 사태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 7월 말 열린 금융당국의 국회 정무위원회 첫 업무보고에서 사모펀드 사태가 핵심 이슈가 됐다. 정무위원들은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부실이라고 지적하며 일부 금융사의 부실 판매 문제도 거론했다.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은 모두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 머리를 숙였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최근 발표한 올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주요 이슈로 사모펀드 문제를 제시했다.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S)과 라임펀드 문제에 이어 올해 디스커버리, 옵티머스, 헬스케어 펀드 등이 문제가 되면서 사모펀드의 불완전판매 역시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올해 금융권 사모펀드 사태의 증인 출석은 10월 초로 예상된다. 시점상 9월 중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증인 선정이 논의될 전망이다. 국회는 일단 금융권 CEO들의 증인 출석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성일종 의원실은 "지난해에 비춰 볼 때 일차적으로 CEO가 포함된 증인 리스트가 만들어질 수 있지만 여당에서 소극적이어서 이후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미래통합당의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유의동 의원은 "(위원회에서) 좀 더 조사한 뒤에 부를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증권사 CEO, 국회 출석하나
국정감사에서 사모펀드 부실판매 논란이 부각될 경우 금융사 CEO들의 국감 출석은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의 경우 라임계열펀드, 아름드리 무역금융펀드가 주요 이슈다. 특히 최근 신한은행이 470억원을 판매한 무역금융 사모펀드가 전액 손실 위기에 처했다. 하나은행은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라임계열 펀드, 독일 헤리티지 DLS, 디스커버리 펀드 등을 판매했고, 최근 불거진 옵티머스 사모펀드의 수탁업무 문제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은행은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무역펀드 판매 규모는 650억원으로 금융사 중 가장 많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 펀드 사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전문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규모의 사모펀드(디스커버리 펀드)를 판매한 게 맞느냐는 점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6700여억원어치를 판매했고, 각각 695억원, 219억원 환매가 중단된 상태다.
증권사들도 국감에 대비해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기준 라임펀드는 신한금융투자가 3248억원으로 증권사 중 가장 많이 팔았다. 이어 대신증권(1076억원), 메리츠증권(949억원), 신영증권(890억원), KB증권(681억원), 한국투자증권(483억원), 삼성증권(407억원), 키움증권(285억원), 유안타증권(229억원), NH투자증권(183억원) 등 순이다.
7월 21일 기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운용한 46개 펀드, 5151억원의 환매가 중단됐거나 환매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NH투자증권은 4327억원을 판매,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이어 하이투자증권(325억원), 한국투자증권(287억원), 케이프투자증권(148억원), 대신증권(45억원), 한화투자증권(19억원) 등 순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에게 원금의 70%를 유동성으로 선지급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선지급비율을 결정하지 못했다. 오는 27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유동성 선지급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윤지영 최경식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