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인상책' 파월 연설에도 또 떨어진 비트코인

      2020.08.28 13:43   수정 : 2020.08.28 13: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내 물가인상을 추진한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 후에도 비트코인(BTC)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지 않았다. 당초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연설이 비트코인 상승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기대가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1만1000달러 대 박스권에 장기간 갇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美 "평균 2% 인플레이션 추구"

제롬 파월 의장은 27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지속적으로 너무 낮은 물가는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리는 장기간에 걸쳐 평균 2%의 인플레이션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2%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지금까지 연준은 물가상승률 2%를 한계치로 잡고,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인상해 물가를 낮춰왔다.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정책이 공식화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할 모멘텀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해 왔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연설 후에도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반복, 28일 오후 1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만1382달러로 이전 24시간보다 0.26%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9일 1만2000달러를 넘긴 후 계속 1만1000달러 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19일 이후 1만7000~1만8000달러를 유지했지만 파월 의장 연설 직전 올랐다가 연설 후에는 오히려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연설 방향이 사전에 이미 알려진데다 실제 내용상으로는 예상보다 덜 공격적이었던 것이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오히려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 정책 변화 사전에 반영

특히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는 대신, 평균물가목표제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물가상승률이 평균 2%로 상승할 것이며, 상승하더라도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준 통화정책의 급진적인 변화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이에 실망하며 매도주문을 넣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당초 미국 경제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경기회복을 위해선 물가상승률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소비가 실물경제의 7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은 물가 반등이 곧 경제 회복의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물가상승률 2% 유지' 입장을 견지한 연준이 향후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정책방향을 제시할 경우, 달러 가치 하락 속도가 빨라질 경우 비트코인이나 금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많아져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는게 가상자산 시장의 관측이었다.

1만6000달러 vs. 9600달러 기로

기술적 분석가들은 비트코인 가격방향이 앞으로 1만6000달러로 상승할 지 아니면 9600달러로 떨어질 지 기로에 서 있다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사흘 사이 6% 이상 떨어진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상품 만기가 28일로 다가온다는 사실은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분석가들은 주간차트가 1만1500달러 이상으로 마감될 경우 다음 목표는 1만6000달러가 되겠지만, 반대로 1만50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960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유명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조셉영은 파월 의장 발표 직후 트위터를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2%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은 장기적으로 비트코인과 금 가격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코인텔레그라프에 따르면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의 공동창업자인 타일러 윙클보스는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적으로 50만 달러(약 50억원)를 향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윙클보스는 초창기 비트코인 억만장자 중 하나다. 그는 비트코인의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어 인플레이션이 불가능하고, 금과 석유와 달리 이동과 보관이 자유롭다는 점을 들었다.
현재 전세계 금 시장 규모는 9조달러에 달한다. 비트코인의 경우 2000억달러로 금시장이 45배 크다.


윙클보스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금의 45분의 1 수준인데, 다르게 말하면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보다 45배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비트코인 1개당 50만달러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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