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성폭행하고 음주운전 사고낸 ‘막장 의대생’ 징역 2년 확정(종합)
2020.08.28 13:15
수정 : 2020.08.28 17: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여자친구를 때리고 성폭행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의대생이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됐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 14일 강간과 상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24)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전북대 의과대학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8년 9월3일 오전 2시30분쯤 전주시 한 원룸에서 여자친구 B(22)씨에게 손찌검을 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그는 B씨의 몸을 더듬는 등 치근거리다 “그만하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거부하자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같은 날 오전 7시쯤 B씨가 “앞으로 연락하지 말고 찾아오지도 말라”고 하자 격분해 얼굴 등을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 지난해 5월11일 술에 취해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신호대기 중이던 앞 차량을 들이받아 상대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했고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학 측도 지난달 의과대학 교수회의 의결과 총장 승인을 거쳐 A씨를 영구 퇴출하는 제적처분을 내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씨의 범행을 비난하는 청원글이 올라와 성범죄를 저지른 의대생의 국가고시 응시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항소심의 판단은 원심과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표면적으로는 줄곧 반성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피해자를 강간한 혐의를 부인하며 폭행과 강간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고 피해자의 성관계 거부 의사가 없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원심의 기록과 증거 등을 종합할 때 당시 피해자가 일방적인 폭행과 목조름을 당해 저항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보이는 등 폭행과 강간 사이의 인과 관계와 간음행위가 피해자 의사에 반해 이뤄진 것으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A씨 측의 양형 부당 주장에 대해서는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는 덕목을 갖춰야 할 예비 의료인이 여성을 단지 성적 욕구를 해결하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저지른 범행은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범죄 역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커 이유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고소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자 불리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삭제하고, 허위 진술을 하는 등 교묘하게 범행 당시 상황을 왜곡했다”며 “이로 인해 피해자가 수사기관과 법정에 출석하는 등 2차 피해를 입힌 점 등을 고려할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1심 판결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처벌”이라고 반발했던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곧바로 전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뒤늦게나마 사법 정의가 실현됐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2심은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는 한편, 1심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취업제한 명령을 유지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